나의 '젠골프' 읽기 (2부:액션) 1/19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액션에 필요한 최적의 정신상태는 자신감과 집중력이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몸과 정신이다. 이런 정신 상태에 이를 때 당신은 쓸데없는 분석에서 비롯되는 잡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샷을 할 수 있다. 샷의 결정권을 '생각'이 아니라 당신 몸을 지배하는 '직관'에게 넘겨 줘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당신의 스윙을 믿어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과정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그럼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다.]





1. '필드 리듬'을 찾아라. (p124 ~ p128)

연습장에서 스윙을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스윙을 몸에 익히려는 것이다. 그날의 감각을 살펴보고 스윙의 열쇠를 찾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티존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목적이 달라진다. 실전이다! 멋진 샷을 날려야 하고 실수가 없어야 한다. 또한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이처럼 목적이 달라지는데, 어떻게 티존과 연습장에서 똑같은 스윙을 할 수 있겠는가!


연습장에서는 벌타가 없다. 다시 시도하면 그만이다. 하지말 필드는 다르다. 벌타를 감수해야 한다. 이런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욱 긴장된다. 긴장은 당신 몸의 리듬을 방해하고, 결국에는 자연스런 스윙까지 방해한다. 연습장에서 스윙을 완전히 마무리 짓지 않는 데도 원인이 있다. 자세를 취하고 공을 날린 다음 서둘러 다른 공을 끌어다 맞추기에 바쁘다. 특별한 타깃도 정하지 않은 채 말이다.


필드에서의 첫 티 샷이 연습장에서의 티 샷과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상기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달리 말하면, 연습장에서처럼 스윙을 정확히 해낼 수 없는 상황을 인정할 때 완벽하지 못한 샷에도 쉽게 실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습장 리듬'에서 완전히 벗어나 '필드 리듬'을 찾은 후에 필드로 나갈 수 있는 방법'

- 워밍업을 끝낼 즈음에 머릿속으로 몇 개의 홀에서 실제 게임을 한다고 상상해 보라. 코스의 어떤 홀이라도 머릿속으로 그려 보라. 연습장의 깃발을 이용해서 페어웨이의 경계를 긋고 티 샷을 해보라. 그리고 티 샷한 공이 떨어진 지점과 그린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보라. 다시 연습장을 그린으로 삼고 아이언으로 그 거리를 공략해 보라. 물론 파5 홀을 머릿속에 그리고, 드라이버와 3번 우드, 웨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라운드를 하기 전에 이런 식으로 워밍업을 마무리 짓는다면 당신은 첫 티 샷을 하기 전에 실제로 몇 개의 홀을 게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미 필드의 리듬에 들어섰다는 기분으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필드 리듬'을 찾아주는 이미지 플레이


로우 핸티캡 골퍼의 실전 성적이 왜 좋지 않은지 그 원인이 이곳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멘탈 향상을 위하여 명상까지 했다고 하더라도 현장감이 부족하면 실전에서 좋은 게임을 하기는 쉽지 않다. 라운드를 자주 하지 못하는 아마추어는 특히 현장감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필드 리듬'이라고 표현한 것이 바로 '현장감'이다. 그러나 막연한 현장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몇 개 홀에서 실제로 플레이를 하듯히 머릿속에서 구체적인 워밍업을 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라운드 시작 전에 한 두홀 정도 머릿속으로 이미지 플레이를 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다양한 스포츠에서 이런 방식으로 연습을 한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 실제로 동작을 하면서 연습을 할 상황이 안될 경우 이렇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면서 연습을 해도 몸의 근육과 신경이 실제 동작을 할 때와 거의 유사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최민식이 '올드보이'에서 연기한 오대수가 수많은 상상의 연습을 통하여 싸움실력을 갈고 닦았고 그것은 실전에서 완벽하게 통했다. 영화일 뿐이긴 하지만 싸움의 '현장감'을 매우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연습하면 그런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감독의 믿음과 의도가 베인 장면일 것이다.


만약 이런 '필드 리듬'을 얻기 위한 상상속의 플레이를 몇 번 해 본다면 정말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게 동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연습장에서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가상의 홀을 머릿속에 그려 놓고 연습을 꽤 많이 했었다. 아직 해보지 않았다면 시도를 권한다. 머릿속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돈도 안들고 힘도 들지 않는다.


잘 알겠지만, 프로들은 공을 그냥 때려서 적절한 방향으로 멀리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매우 작고 좁은 탄착 지점을 설정해 놓고 친다. 물론 요즘은 유튜브에서 셀수 없이 많은 동영상을 통해서도 확인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완전히 기초 상식이 되어버린 '정보'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들이 설정한 '매우 작은 탄착 지점'은 일반 아마추어가 생각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좁다.


이렇게 세밀하게 목표를 설정하지 않으면 라운드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홀별 공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록 아마추어라고 해도 가능한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물론 아마추어들도 목표 지점을 세우고 거기에 집중하여 플레이를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부분 의도한 결과에 이르지 못할 뿐이지만 말이다. 당차게 목표를 세웠지만 방향을 잘못 잡아서 어뚱한 곳으로 공을 보내거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스윙을 해도 당기거나 밀어서 좌우로 공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록 이런 식으로 공을 잘못 보낼지라도 계속 목표를 세밀하게 설정하면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다. 반복된 샷을 통하여 결국 오차는 좁혀지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최재희 프로 이미지 스윙.jpeg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최채희 프로의 스윙.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그림을 느긋하게 머릿속에 그려보라. 몇 번 해보면 효과를 느낄 것이다)



이미지 프레젠테이션


골프는 정말 아주 많은 면에서 인생과 닮아 있다. 우리 인생은 다양한 활동이나 행위가 이어져서 이루어진다. 그게 우리 인생이고 삶이다. 보통 사람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때인 20대부터 40대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을 보내는 곳은 '직장'이다. 나도 그렇게 보냈다.


그런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피할 수 없는 행위 중의 하나가 '프레젠테이션'이다. 물론 직종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발표 혹은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리고 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자주 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프레젠테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부분 잘 안다. 하지만, 그걸 '현장감'있게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현장감 있는 '필드 리듬'을 느끼게 해 주는 골프의 이미지 플레이처럼 현장감 있는 '발표 리듬'을 강화해 주는 이미지 프레젠테이션을 해 보면 실전에서 꽤 부드럽고 전문적인 느낌을 주는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할 것이다. 이또한 나의 경험이다. 내가 아주 프레젠테이션을 잘 했다는 것이 아니 오해 말라. 난 타인과 비교하여 잘 했는지 아니면 못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최대한 노력을 해서 내 능력 한도 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했으면 잘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나의 최선이라면 그 이상은 내가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정도로 준비해서 발표를 했을 때는 결과도 좋은 편이었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는 거의 없다. 약간의 아쉬움을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죄책감을 유발하는 후회는 없게 된다.


그리고 이미지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법은 '필드 리듬'을 얻기 위한 머릿속 플레이와 차이가 있다. 머릿속으로만 해서는 안되고, 실제로 해야 하는데 청중이 없는 상황에서 미리 리허설을 현장감있게 반복적으로 하면 된다. 특히 발표가 이루어질 장소에 실제로 가서 발표할 자료를 가지고, 발표자가 서게될 위치에 서서 반복하여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된다. 중요한 발표를 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이런 식으로 준비를 할 것이다. 당신은 아직 그렇게 중요한 발표를 할 때가 아닐 수도 있지만, 회사에서 계속 경력이 쌓이고 자리가 올라가면 결국 그런 '일'은 발생할 것이다. 미리 미리 준비를 해 놓으면 좋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시 골프로 돌아가서 사람들은 이미지 트레이닝은 커녕 그에 앞서서 지켜야 할 작은 것들도 지키지 않는다. 꽤 많은 아마추어들이 연습장에서 제대로 된 연습을 하지도 않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것은 실제로 라운드를 하는 당일 조차도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티오프시간에 임박하여 허겁지겁 도착해서 제대로 연습 스윙은 물론 스트레칭도 충분히 하지 못하고 플레이를 시작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이런 아마추어들 중에 한 사람이었다. 핑계를 대자면 거의 대부분 동반자와 함께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른 시간에 골프장에 도착할 수가 없었다. 최소한 한시간 전에는 도착을 해야 하는데 이게 동반자들과 의견을 일치시키기가 쉽지 않다. 물론 순전히 나의 핑계이다. 따라서 당신도 이런 상황이라면 '필드 리듬'을 얻게 해 주는 가상의 머릿속 플레이는 매우 유용할 것이다. 남들 눈에 띄지도 않으니 조용히 혼자서 사전 라운드를 즐긴 후에 플레이를 시작해보기 바란다.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당신의 상상력 부족이다. 그래도 계속 시도할 것을 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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