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14. 머릿속으로 퍼팅하라 (p175 ~ p186)
샷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확하고 완벽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다. 퍼팅의 경우에는 공이 굴러서 홀컵에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마음의 눈의로, 속도와 방향을 바꾸는 공을 보라. 공이 홀컵의 가장자리까지 굴러 가는 경로를 상상해 보라. '톡!' 소리를 내면서 공이 홀컵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상상해 보라.
* 공의 속도
퍼팅한 공이 휘는 정도는 굴러 가는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공이 빠르게 구르면 중력의 영향을 덜 받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덜 휜다. 그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경사가 급하다면 최대한 휘를 스트로크를 택해야 한다. 경사가 얕다면, 특히 오르막 경사에서 퍼팅을 할 경우에는 강한 스트로크를 택해 휘는 정도를 줄여야 한다. 그린에 다가설 때 주변 지형을 살피고 그린에서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에 대한 판단을 끝냄으로써 전반적인 경사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체로 그린은 근처 산에서 근처 호수나 시냇물, 때로는 바다를 향해 경사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린 중에는 잔디의 결까지 고려해야 하는 곳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그린을 살핀 후에 펑팅에 필요한 속도를 결정하라.
* 퍼팅 선을 읽는 위치
최선은 홀컵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홀컵 주변을 살펴라. 공이 홀컵으로 가장 쉽게 굴러올 수 있는 방향을 찾아라. 홀컵에서 공이 목표로 삼는 지점을 찾아라. 적어도 당신의 퍼팅에서는 그 지점이 홀컵의 실질적인 중심이다. 그 지점에서 거꾸로 공의 위치까지 살펴라. 선택한 지점까지 공이 굴러오는 데 필요한 궤적과 속도를 상상해 보라. 공은 처음에 가장 빠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처음에 공은 거의 휘지 않지만 속도가 떨어지면서 점점 심하게 휜다. 이 커브가 아주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대부분의 골퍼가 경사진 그린에서 휘는 현상을 대체로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퍼팅이 홀컵에 못 미쳐 휘는 것이다.
* 긴 퍼팅
퍼팅한 공이 홀컵에 실제로 들어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라고 말했다. 긴 퍼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신 능력껏 최적의 퍼팅 선을 읽어 내서, 당신이 선택한 속도로 공을 굴려라. 타깃이 분명할 수록 결과도 좋은 법이다. 긴 퍼팅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방향보다 거리다. 따라서 거리를 가능한 한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르막 경사나 내리막 경사에서, 골퍼들에게 실제 홀컵이 아닌 곳에 홀컵이 있다고 상상하라고 가르치는 코치들이 있다. 이런 공략법은 당신 몸에 두 가지 신호를 보낸다는 문제가 있다. 즉, 당신 몸에게 두 타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는 셈이다. 이처럼 모순된 정보가 주어질 때 몸과 정신이 하나로 결합되기란 힘들다.
다른 공략법이 있다. 퍼팅한 공이 실제 홀컵으로 굴러가는 속도의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그린을 더 정확하게 읽어 내고 거리를 측정하는 감각을 키워 주는 장점을 갖는다. 공이 홀컵에 들어가는 이미지가 몸에 전달되면서 퍼팅의 세기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퍼팅한 공의 속도가 결정된다. 오르막 경사에서는 공이 홀컵에 들어가면서 뒷면을 때린다고 상상하라. 평평한 그린에서는 공이 홀컵에 밀려 들어간다고 상상하라. 내리막 경사에서는 공의 윗부분을 가볍게 건드리는 모습을 상상하라.
박인비 프로 따라하기
'퍼팅은 감이지요' 라고 이야기하는 박인비 프로의 인터뷰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그냥 단순한 느낌으로만 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박인비 프로는 다음과 같은 5가지 계명에 따른 퍼팅을 한다고 한다.
1.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라 (거리 조절과 긴장 완화)
그립 압력 조절, 즉 손에서 퍼터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만 부드럽게 잡는다.
2. 팔과 어깨의 긴장감을 없애라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스트로크가 가능)
3. 라인보다 거리감에 집중하라 (이 부분이 퍼팅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
4. 체중을 7:3 정도로 왼쪽에 실어라 (왼쪽으로 실으면, 퍼팅 스트로크가 더 안정됨)
5. 백스윙 때 퍼터 헤드를 최대한 낮게 움직여라 (안정성과 일관성 향상)
조셉 패런트가 주장하는 퍼팅의 세부적 스킬에 대한 내용을 머리속에 넣기가 너무 어렵다면 대신 박인비 프로의 노하우을 기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퍼팅의 귀재가 바로 그녀이기 때문이다. 1988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그녀는 2024년 현재 대회에 출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은퇴를 하지는 않았다. LPGA와 KPGA에 영구 시드를 갖고 있어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대회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가진자의 여유다. 물론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하여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노력을 했을 것이므로 존중받아 마땅한 여유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퍼트는 자신만의 감각이 중요하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스트로크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의 감각을 살리라", 특히 "너무 넣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안 들어가도 OK 받을 수 있는 거리에 붙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거리감이 중요하다", "나는 홀을 자주 쳐다보는데 그러면 거리감이 좋아진다"라고 말이다. 누가 모르나? 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사실 들어보면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대다수가 실행하고 있지 않을 따름이 아닐까? 박프로는 특히 거리감에 대하여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그만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요소들
이 외에도 퍼팅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요소가 더 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장비를 가지고 하던 '나만의 감'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될 것이다.
1. 스트로크 타입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첫 번째는 지면에 수평으로 공의 중심선을 가격하는 방식, 그리고 두 번째는 공의 5분의 2 지점을 비스듬하게 올려 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프로 골퍼들은 후자를 선호하는데, 그 방식이 공이 굴러가는 속도와 회전 속도를 일치시켜 순회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지면과의 마찰 저항력을 줄여 항로를 일정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쉽게 이야기 하면 당구로 따지면 '오시', 즉 '밀어치기'이다. 프로들이 퍼팅을 하면 살살 치는 것 같은데 계속 회전력을 잃지 않고 길게 굴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린 스피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밀어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 퍼터 페이스
역시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인서트 페이스와 밀링 페이스다. 인서트 페이스는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퍼팅 페이스에 우레탄 같은 소재를 붙인 것이다. 퍼터 페이스가 보통 하얗다. 오디세이 등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퍼터들인데, 비교적 저렴하다. 제작이 쉽기 때문이다. 반면 밀링은 스틸을 정교하게 밀링한 것이고, 역시 프로들이 선호한다. 사실 인서트이든 밀링이든 내게 감만 잘 맞으면 상관은 없을 것이다.
3. 헤드 타입
일자형, 말렛형, 특수형 세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PGA 투어에서도 말렛형을 쓰는 프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말렛형이 안정감을 더 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한동안 말렛형을 쓴 적이 있는데 당시 퍼팅이 꽤 좋았었다. 특히 헤드 형태가 주는 안정감 때문인지 퍼터 페이스를 정렬하는데 좀 더 용이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스트로크의 경우는 4미터 내외의 퍼팅은 가급적 '밀어치기'로, 그 이상의 롱퍼팅은 공의 중심을 가격하는 방식을 혼용한다. 아무래도 롱퍼팅은 거리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교한 '밀어치기'를 할 경우 세기 조절이 내게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퍼터의 경우는 일자형 퍼터 2개, 특수형 1개 이렇게 3개를 가지고 있는데, 일자형 밀링 퍼터를 낙점하여 계속 사용중이다. 이렇게 자신의 퍼터가 어떤 형태의 것이고, 자신의 스트로크 방식은 어떤 식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제일 중요한 사항
아마추어의 고민인 롱 퍼팅 그리고 쓰리 퍼팅에서 헤어나기 위해서 위에서 길게 언급한 다양한 세부사항은 물론이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퍼팅의 주체가 자신임을 알고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다.
꽤 많은 하이 핸디캡 골퍼들은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퍼팅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사전 준비 작업을 자신이 하지 않고 캐디에게 온전히 의존한다는 말이다.
그린에서 마크를 하고, 공을 닦고, 그린 전체를 읽고, 공이 굴러갈 라이를 보고, 퍼팅선을 맞춰서 공을 놓는 작업 중 상당 부분을 캐디가 하고 골퍼는 치기만 하는 경우가 그런 경우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퍼팅이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하다. 해당 골프장이 익숙하지 않을 경우에는 일부 조언은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외에 퍼팅 관련된 모든 작업은 골퍼가 하는 것이 좋다. 공이 떨어져서 패인 그린의 수리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골프장에서는 캐디들이 진행을 빨리 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공을 닦고 굴러갈 방향을 고려하여 공을 잘 정렬하여 놓아주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물론 그들의 역할이고 책임일 수도 있지만, 결국 게임 결과에 대한 책임은 골퍼에게 있기 때문에 가급적 그린 위에서의 모든 행위는 플레어가 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경기를 지연시킬 정도로 실력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약간의 조언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영역에서는 습관적으로 캐디에게 의존하는 방식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경우도 퍼팅 실력이 좋아진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젠 '습관적으로' 그린 수리를 제외한 모든 과정을 나 스스로 한다. 사실 그린도 수리를 할 여력이 되긴 하지만, 어느 캐디의 '그린 수리는 전문가에게 맞기고 퍼팅에 집중하시라는 현실적 조언'을 들은 후에는 가급적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