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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glecs Jun 14. 2024

나의 '젠골프' 읽기 (2부:반응) 7/18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7. 고약한 캐디를 해고하라 (p227 ~ p229)


 독백은 결코 간과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가령 '이번 샷을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라고 중얼댄다면 그 샷을 잘해 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반면에, '그래, 이번 샷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다' 라고 중얼댄다면 그 샷은 십중팔구 성공한다. 독백은 게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독백은 말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귀로 흘러 들어와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골프 스쿨에서 나는 '당신의 고약한 캐디를 해고하라'라는 연극 연습을 통해 독백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학생들 중에서 지원자를 뽑아, 그에게 골퍼의 역할을 맡긴다. 그리고 나는 캐디의 역할을 맡는다. 골퍼에게 드라이버를 건네주며 나는 진짜 캐디처럼 '어떻게 스윙해야 하는지 알고 있겠죠?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요. 바보처럼 실수 하지 마세요.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면 어떡해요! 서둘러 티샷을 하세요. 평소처럼 공을 오른쪽으로 휘게 해서 숲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세요!' 라고 말이다. 지원자가 골퍼처럼 스윙을 하고 나면, 나는 '저런, 그럴 줄 알았어요. 공이 오른쪽으로 휘어 숲에 들어갔잖아요. 스윙법도 배우지 않았나요?'라고 말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이런 캐디를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고 묻는다. 학생들은 입을 모다 '해고해야죠!'라고 대답한다. 


 그럼 나는 '여러분은 라운딩을 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이런 식으로 중얼거려 본 적이 없었나요?' 하고 묻는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신음을 내뱉는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독백하는 것은 18홀 내내 고약한 캐디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런 고약한 캐디를 해고하지 않습니까?'





 독백이라는 강력한 주문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긍정적인 말의 힘과 부정적인 말의 힘의 차이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일이 잘 풀리는 사람치고 부정적인 사람은 드물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도전적이다. 포기를 모르고, 늘 어떤 상황이 와도 해결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으면서 너무 말도 안되는 일이 이루어지기만을 고대하는 것은 단지 운이 좋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로또를 사서 1등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유사하다. 이런 태도는 긍정적이라기 보다는 무모하다고 해야 할 듯하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부치면서 노력한다고 하여 모든 일에서 성공을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작은 성공이라도 해 낼 수 있을 가능성은 올라간다. 그러나 반대로 부정성과 낙담에 눌려서 지레포기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을 가능성만 높아진다. 매사에 긍정적이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성공을 거저 얻거나 보장받기 위함이 아니라 성공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올리기 위한 적극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긍정성을 갖는 것은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 중의 하나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이다. 


 부정성은 마음 속으로 갖고 있어도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치는데 가끔은 입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말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골퍼의 경우 기대하는 최선의 샷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여지없이 탄식과 원망이 섞인 부정적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신이 말한 그 부정적인 말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듣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이미 실패한 샷 혹은 만족스럽지 못한 샷을 한 상황에서 셀프로 다시 자신에게 부정적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먼저 몸으로 부정적 샷의 결과를 만들어 낸 후에 정신에 다시 한 번 부정적 인상을 알아서 남기는 것이다. 일종의 정신적 자해 행위와 다르지 않다. 


 이와같이 부정적 독백은 정신적 자해 행위이다. 스스로 몸에 칼로 상처를 내면 피를 쏟게 되듯이 부정적 독백은 우리 영혼에 적지 않은 크기의 스크레치를 만든다. 처음엔 작은 상처였지만, 반복되는 부정적 독백은 결국 커다란 상처를 마음속에 주게 되고 그 상처는 곪아서 정신을 병들게한다. 겁을 먹게 하고, 불안한 마음을 들게한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부정적 독백은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부여된 인간의 자유의지를 굳이 부정적 독백 따위를 하는데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의식의 법칙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놓아버림'에는 의식의 법칙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자기에게 어떤 부정적 생각이나 믿음이 적용된다고 의식적으로 말하면, 실제로 그 영향 하에 놓인다. 우리에게는 부정적 신념 체계를 믿지 않기로 결정할 자유가 있다. 자신의 생각에서 생겨나는 모든 부정적 프로그램에 더 이상 권한과 에너지를 넘겨주지 않으면, 자신의 힘을 다른 것에 주지 않고 되찾는다. 그에 따라 자존감이 올라가고, 창조성이 되살아나고, 노심초사하는 대신 미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출처 : 놓아 버림. p95)


 이 의식의 법칙은 부정적 독백에 대한 완벽한 설명이다. 우리는 부정적 신념 체계에 대한 부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정적 생각이나 믿음이 결국 그에 따른 부정적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의식적으로 말할 경우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반대로 긍정적 생각이나 믿음 또한 결국 그에따른 긍정적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의식적으로 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쉽게 말하면 부정성은 부정성을 낳고 긍정성은 긍정성을 낳는다는 말이다. 


 사실 부정성은 딱히 어디에 쓸데라고는 없다. 우리가 부정적인 태도나 말을 하는 경우는 어떤 좋지 않은 상황을 겪었거나 혹은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상황을 겪었다는 것은 그 상황이 종료되었거나 곧 종료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다. 따라서 부정적 상황은 이미 거의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그 부정적 기운에 깊이 휩싸여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하여 계속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은 이후 그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해서 곧 바로 심리적으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 상태에 너무 오래 머물 필요는 없다. 역시 선택의 문제이다. 따라서 종료된 어려운 상황 혹은 이미 끝나버린 부정적 사건이나 상황은 가능한 빨리 기억에서 몰아내는 것이 좋다. 물론 기억에서 지워버리기는 어려울 테니 단순히 그런 상황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부정성을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 현실적 접근 방식일 것이다. 


 '의식'이라는 주제는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 어렵기 때문에 감히 더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너무 복잡한 문장으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웠을 지도 모르겠지만, 본 장의 주제는 매우 간명하게 뇌리에 새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부정적인 말을 스스로에게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이 전부이다.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지라도 말이다.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도 그렇게 하기가 어떻게 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들고 따라서 무슨 말인지 현실적으로 도저히 와 닿지 않는 분에게는 빅터 프랭클의 '지옥의 수용소에서'의 일독을 권한다.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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