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게임을 잘 하기위한 학습서
1. 먼저 컵을 비워라 (p25 ~ p27)
선승은 계속 차를 따랐다. 흘러 넘쳐서 탁자를 적셨다. 그래도 선승은 계속 차를 따랐다. 차는 탁자를 넘어 바닥까지 흘러내렸다. 마침내 젊은이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만하세요, 그만 하시라고요! 컵이 채워졌잖아요. 차가 더 들어갈 수 없다고요!”
그때서야 선승은 멈추고 빙긋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 컵처럼 자네 정신도 자네만의 생각과 편견으로 가득 차 있네. 자네 컵을 먼저 비우지 않고서 어떻게 다른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많은 골퍼가 스윙에 관한 책을 읽는다. 그리고 레슨을 받는다. 하지만 책에서 읽은 스윙의 원칙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코치가 말해 주는 소중한 교훈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이미 가득 채워진 컵을 들고 레슨을 받으러 오는 셈이다. 먼저 당신의 컵을 비워라!
“초심자는 많은 가능성을 생각하지만 전문가는 최소한의 가능성을 생각할 뿐이다”, 즉 초심자는 가슴을 열고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하다. 한마디로 ‘빈 컵’이다. 따라서 당신도 가슴을 열고 선입견을 떨쳐 낼 때 어떤 교훈이든 열성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컵은 얼마나 채워져 있는가? 먼저 나의 컵을 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 컵도 꽤 차있었다. 새로운 지식이나 앎에 마음을 열기 어려운 것은 나만의 고정관념 혹은 내가 아는 지식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도 그런 실수를 자주했었다. 나이가 한참 먹은 지금은 물론 내 컵은 적지 않게 비워져 있긴 하다.
우리는 모두 자아를 가지고 있다. 자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점이라고 해석되기도한하다. 자신의 개성이기도 하고 고집이기도 하고 본질이기도 할 것이다. 바로 우리가 '나'라는 인식하는 육체와 정신을 주로 지배하는 주인이기도 한 자아는 다루기가 어렵다.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으로 옳다는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아에 이끌려서 우리 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자아가 나라는 개체를 꽉 채우고 있다면 (컵을 가득 채우듯이) 나는 자아의 지시와 의지에 따라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내가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내가 늘 옳지도 않다. 따라서 타인의 지식과 지혜가 필요한데 자아가 너무커서 컵(나 자신)을 꽉 채우고 있으면 아무리 좋은 지식과 지혜가 외부로부터 내게 주어져도 내 속에 담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이 글에서는 선입견을 떨쳐 내야 어떤 교훈이라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나의 주체적 의식과 인식 그리고 판단력을 다 내팽개치고 외부로부터의 입력을 거르지 않고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다. 좀더 유연한 자세로 외부로부터의 입력을 수용하는 노력을 하라는 말이 아닐까?
나의 글은 주로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를 포함한 나이가 든 분들에게 좀 더 해당이 될 것 같다. 너무 오랜 기간동안 자아에 휘둘려와서 뭐가 진실인지 알지도 못하고, 혹은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알면서도 자신의 자아에 포획되어 진실이나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특히 사회 지도층 혹은 어떤 곳에서든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특히, 회사의 고위 경영층)이 그런 경우가 많다. 나도 그중의 하나였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경증이었던 것 같다. 난 과거에 중증 환자를 꽤 봤었다. 그들은 대부분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명백하게' 틀렸어도 무조건 옳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휘하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좋은 충언을 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충언을 한 사람은 커다란 낙인이 찍히고 곧 제거의 대상이 된다. 독재자나 폭군이 전형적이 예인데, 안타깝게도 직장에도 그런 폭군은 존재한다. 다수이다. 부서의 장이던, 한 법인의 대표이건 그 혹은 그녀가 권력을 갖게 되면 속에 웅크리고 있던 자아가 본색을 드러낸다.
그 사람이 권력을 가져서 사람이 변한 것이라고 오해를 하는데, 내 생각에 그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과거에 권력이 없거나 미미했을 때는 자아를 드러내도 얻어지는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러낸 자아가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적었다. 그런데 권력이 막강해진 상황에서는 자신의 자아를 마음껏 드러내도 거부하거나 밀어내는 사람이 적다. 혹시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제거하면 그만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그런 사람을 진하게 겪을 것이다. 소통이라고는 전혀 되지 않는 유형의 사람을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런 사람은 도처에 깔려있다. 내 삶의 과정 속에서 그런 유형의 사람을 마주치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그들이 권력을 가졌고 내가 그 권력의 영향하에 있을 때가 가장 문제이다.
해결책은? 역설적으로 지금 당신이 사로잡혀있는 당신 자아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문제의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 컵이 가득차서 도무지 물 한 방울이라도 더 들어갈 수 없는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컵이 먼저 비워져야 할 것이다. 특히 당신이 존재하는 그 현장에서 당신에게 통제권이 별로 없을 경우엔 더더욱 자신을 비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