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맑은 날

삶의 에너지를 찾아서(브런치 18일)

by 허은숙

브런치 북의 콘셉트, 내 시리즈의 주제는 임의로 "삶의 에너지를 찾아서 "이다고 정한다. 목차는 1. 새벽 편지 (아침에 한 줄) 2. 정원일기 (따뜻한 하루) 3. 나들이 길 (여행길에서 만남 ) 4. 다향 에너지 발전소 ( 지혜로운 주변관리) 5. 삶의 여백(소확행)으로 정해 본다. 에세이 집으로 엮어질 그날을 기대해 본다.

한 해를 보내는 시점에서 새 삶을 준비하는 것들과 내년을 기약하는 것들을 만난다. 이 모든 것들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햇살이 맑은 날에는 무조건 아침부터 걷기를 한다.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가득 담아서 온다. 오늘 아침에도 햇살이 좋아 멀리 가산 저수지를 걸었다. 안개가 자욱해 청둥오리 떼가 흐미하게 보인다. 추수가 끝난 들녘에 "멀리 보리밭 들판을 청둥오리 떼 날아 내리고 보리싹 밀싹을 파먹느라고 시끄럽겠다." 송수권 님의 시구절이 생각 나 행복한 아침나절이다. 이 계절은 사색하게 하는 계절이다. 내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때이다.

가을은 사람을 깊게 만드는 계절이다. 고속도로를 달렸다. 경북 청도 농장에 가니 이제 청도반시는 없다. 이즈음 집집이 곶감을 깎고, 감말랭이를 만든다고 한다. 소멸을 상징하는 빛깔만 남은, 휑한 농장 텃밭에는 김장배추, 무, 상추가 있다. 마늘 심은 곳에 새들이 파먹다 말고 던져 놓은 것이 많다. 다시 심고 흙을 북돋웠다. 아랫집 부부와 가을겆이 이야기도 하면서 뽑은 무와 상추를 한 아름 주고 돌아온다. 가을에 만난 모든 것들이 깊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깊어지는 이제 초겨울이다.

태양빛이 하루가 다르게 줄어든다. 약속된 위양리 지인의 집에 황토방의 오붓한 시간이 좋다. 햇살이 좋아 정원을 한 바퀴 돌아본다. 캐나다 단풍나무가 마지막 떨켜를 붙잡은 듯 아름다운 정원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 이리저리 처진 소국들이 서로 붙들고 난리 났다. 메리골드와 시너지 효과를 내니 멋지다. 노을이 아름다운 황토방에서 현실적인 문제에서 상상의 나래까지 시간을 붙잡는다. 결국, 황토방 통창으로 저녁노을 맞이하고,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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