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습관 요가 실천
엊그제 전화를 받았다. 00 농협 직원의 부탁 전화다. "선생님 우리 00 농협에 홍보영상을 제작하는데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 요가프로그램을 수강하시니 모델이 되어 줄 수 없습니까?." 갑작스러운 전화라, 멍!. 조금 머뭇거리다가 할 수 없다는 듯 승낙을 했다. 이 나이에 5분 영상이라도 모델이 된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00 농협에서 1년을 단위로 운영한 '라인댄스와 요가' 프로그램 종강식을 마치고 쉬고 있다. 그러니 영상을 만들려니 수강생이 없다는 것이다. 촬영 일정에 맞추어 거실을 공개하고 집안에서 하는 요가장면을 찍자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면 가끔 거실 매트에서 요가 스트레칭을 하기에 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응했다.
요가를 하는 삶에는 조용한 즐거움이 있다. 매트를 펼치는 일은 하루의 속도를 낮추는 의식처럼 느껴진다. 밖에는 계절이 서둘러 지나가지만, 마음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 일들을 앞서 걱정하지만, 들숨과 날숨사이, 그 짧은 틈에서 나는 나에게로 돌아온다. 요가는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운동이기보다, 삶을 부드럽게 대하는 연습에 가깝다. 자세 하나를 오래 붙잡고 있으면 몸은 솔직해진다. 긴장했던 곳은 저릿하게 신호를 보내고 , 무심히 지나쳤던 근육은 존재를 드러낸다. 내 몸에 맞게 긴장을 풀어 본다. 조금은 물러서서 호흡을 하며 기다린다.
요가를 하는 삶 속의 즐거움은 성과가 아니라 감각에 있다. 모관운동으로 마무리를 할 때는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말초신경 혈액의 순환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힘차게 , 천천히 움직인다. 척추가 하나씩 깨어나는 느낌과 마음이 동시에 내려앉는 고요, 그 고요 속에서 새 날의 설렘을 느낀다. 오늘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라는. 요가는 나를 바꾸지 않는다. 다만 지금 여기 있는 나를 바라볼 수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요가를 즐기고 싶다.
촬영을 마치고 담당 PD와 관계자의 말을 옮겨보면 "요가를 하는 나의 생활은 즐거움으로 차 있다."는 영상 편지를 낭독했다. 요가를 하며 배우는 태도는 매트 밖의 삶으로도 따라온다. 관계에서, 하루의 계획에서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재삼 강조하지만 문화 혜택이 부족한 농촌마을에 살고 있다.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 선택이기에 망설였다. 어디에 살고 있는가, 누구와 있는가, 무엇을 할까. 사람마다 자기다움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믿는다. 지난 일 년은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시간, 기대만큼 닿지 못했다고 느꼈던 날들이었다.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부시다고. 위대한 여정은 언제나 5분에서 시작된다. 지금 여기, 00 농협 홍보영상 요가 모델 5분 영상이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지난 1년을 걸어온 나 자신의 발자취다. 손에 쥔 결과물의 크기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두운 밤이 지나고 난 청신한 새벽에 몸과 마음의 평안을 위해 요가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