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버려야 할 습관
21 리셋 챌린지 1-2 올해 버리고 싶은. 뭣이, 중한디?
의식주를 생각한다. 의(衣)는 나를 표현하고 보호해 주는 껍데기다. 식(食)은 내 몸을 채우고 살아가게 하는 힘. 주(住)는 마음이 쉬어가는 그릇이다. 세 가지 모두 삶의 기둥이라서 딱 하나만 짚어 "이게 제일 중요하다!" 말하기 어렵다. 삶이 흔들릴 때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안전과 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의식주에서 많은 이들이 주(住), 머물 곳, 안정감을 가장 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누군가는 따뜻한 밥 한 끼 식(食)이 , 다른 이는 나를 지켜주는 옷 한 벌(衣)이 더 절실하다고 한다. 그때그때 다르다. 사람 사는 게 다 다르니까 지금 내 몸이 뭐를 제일 원하나 그게 중요하다.
이틀 사흘 집 밖을 헤매다 오니, 집안 살림이 엉망이다. 의식주 중에서 집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먹거리의 소중함을 개의치 않았다. 배추를 밭에서 뽑아낸 지 1주일이 넘었고 쪽파 김치를 위해 다듬어 놓은 지 사흘이 지났다. 노랗게 진이파리가 생겼다. 오늘 중으로 담지 않으면 버리게 생겼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먹거리만큼 소중한 것이 없는데 소홀히 여기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있다. 천성이 개으른 탓으로 생각만 하지 실천에 옮기는 일이 더디다. 젊을 때부터 집안 살림을 중시하지 않고 직장생활로 집밖으로 나 다닌 탓도 있겠지만.
"냉파"라는 말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냉장고 파먹기"라는 프로그램인데 "냉장고 털기"라 해도 된다. 냉장고에 쟁여둔 식재료를 정리하고 적절히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식이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목록도 없이 순서도 없이 음식재료를 쓰레기통처럼 구겨 넣는 버릇이다. 욕심은 많아서 남이 사는 것은 다 구입하고, 몸에 좋다는 재료는 잘도 산다. 어떤 것은 대량 구입이 가성비가 좋다고 구입하기도 한다. 아래 것들은 짓눌려 썩기도 한다. 며칠이 지났는지, 그 재료가 있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김장철이라 생강을 많이 구입해 두었다. 냉장고 팩 속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겠지, 열어보니 반은 짓무르어 있다. 오늘은 다른 일 제겨두고, 쪽파 김치를 담을 것이다. 뽑아둔 지 일주일이 넘는 배추도 손질해야겠다
마음이 가는 곳. 냉장고가 되도록 해보자. 그것이 곧 귀한 것이며, 시간과 노력을 귀한 것에 쓰는 것이다. 머릿속에는 뭣이 중한디? 가 맴돌고 손은 쉬고 싶다. 냉장고를 비워보자. 꽉꽉 채우지 말고, 텅텅 비게 하자. 냉기의 순환을 위해서, 덜어 내어 음식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보자.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다. 이것이야 말로 무의미한 인생을 의미 있게 채우는 방법이다. 누가 대신 해 줄 사람도 없는데 자꾸만 미루는 버릇을 고치자. 지금 여기서 인생의 따뜻한 순간을 의식주에 연연해하지 말고 즐겁게 사는 것이다. 굳이 애쓰지 않겠다. 취하거나 버리지 못해 안달할 것도 없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오면 오도록, 가면 가도록 하자. 갖고 가겠나, 놓고 가겠나, 주고 가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