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ㆍ전원이야기 2

관광버스를 타다

by 허은숙


오늘 토요일 아침, 줌 강의는 7시부터 시작되었다. 귀를 열고 화면을 응시하며 메모한다.

마을이장 방송스피커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우리 집 앞이기 때문이다. "주민 여러분! 8시 50분까지 마을회관 앞 관광버스에 탑승하세오." 대문 앞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한다. "언니, 1호차, 2호차 중, 어느 차에 자리를 잡을까요?" 이웃 동생 전화가 계속 온다. 집중이 안되어 줌 강의 음소거 하고, 비디오를 끄고, 강의를 들으면서, 옷 입고, 클로스백 챙기고. 현관문 잠그고, 관광차 출발 직전까지 강의를 듣는다.

대전마을 나들이는 한 달 전 총회 때 결정되었다. 장소는 '포항 죽도시장에 가서 대게를 먹고, 명절 장보기다. 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함박웃음으로 손잡고 그간의 소식을 나눈다. 한동네 살아도 이런 날이 아니면 만나기 어렵다.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삼등 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가 아닌, 관광버스 2대에 65명의 승객을 태운 짧은 여행에 기분 좋은 날이다. 버스 속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굴리고. 이 동네 이사 온 지 18년에 접어든다. 우리 부부는 직장생활로 동네분들과 어울리는 일이 적었다. 해서, 일 년에 한두 번 있는 행사는 참석하기 위해 노력한다. 시골은 공간적 ·정서적 개념으로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우리는 도시와 접근성이 좋은 마을 중심에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위해 정착했다. 은퇴 후의 삶은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는 생각이다. 텃밭을 안고, 정원을 가꾸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이 있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곳 '죽도시장 한가운데 00 대게 식당'에서 거나하게 먹었다. 1시간 30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동네 동생들과 죽도시장을 누빈다." 생강차 한잔 먹고 가요. 고기빵 사 먹자! "홋떡집에 저렇게 많이 줄 서 있으니 언제 먹어보나? 복잡한 시장을 비집고 구정에 쓸 건조된 조기를 고른다. 절사상에 올릴 깐 밤을 다들 구입했다. 같이 오지 못한 남편 먹을 홍게를 삶아 간다고 주문하는 동네 동생. 기특타!

드디어 밀양으로 출발시간 2시 30분부터 도착한 4시 30분까지 2시간. 관광버스 속의 무대는 화려(?)했다. 땀을 흘리면서 리듬을 타는 마을 사람들과의 찐 만남이었다.

오후 5시경, 아직 햇살이 있어 제대천 산책에 나섰다. 혼자 집 지킨 반려견에 대한 배려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한 강변에는 바람이 불어 귀가 시렸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전원생활을 하는 시니어의 삶의 일면이다. 항상 행복하진 않아도 행복한 일은 항상 있다. 오늘처럼 행복한 일을 발견하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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