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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타박 Jun 14. 2024

조급할수록 기본에 충실할 것

인생 교훈


가끔 내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 의심한다. 잘하고 있는 건지, 올바른 방향이 맞는지. 잘하고 있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확신해도 되는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나는 자신 있게 나의 길을 택했고, 나의 길이 옳다고 믿고 싶다. 그런데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눈에는 좋아 보이지 않는가 보다. 의심을 많이 하곤 한다.



언제부턴가 그들에게 나의 가치관을 주입하려 힘들게 애쓰고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나도 모르게 그러고 있었다. 이건 아무래도 나도 나의 길에 확신이 없어서 불안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면 확신이 생길 텐데, 자꾸 눈치를 보며 옆을 보고 걸어갔다.



여기에서 '확신'은 각자의 길 끝의 '최종 목적지'와 비슷하다. 확신이 안 선다는 것은 최종 목적지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종 목적지가 뚜렷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며 자신의 경로를 의심하기 마련이다.


사실 그 어느 길에도 최종 목적지는 없다. 의사, 교사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은 최종 목적지가 비교적 뚜렷이 보인다. 과거 사람들은 '위험한 모험'보다는 '안전한 정답'을 원했기에 그런 길을 걸으려 했다. 하지만 이것은 100가지가 넘는 길 중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길에는 최종 목적지가 뚜렷하지 않다.



뚜렷하지 않은 게 일반적인 건데,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자신의 길에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더 나아가, 자신의 길이 틀렸다고 결론짓고 조급하게 다른 경로를 찾게 된다. 이 사고 회로는 당연하다. 나 또한 그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런 당연한 감정과 사고 회로를 가진 적이 있는가? 혹은 가지고 있는가?



<역행자>의 저자이자 내 과거의 일방적 멘토 자청은 말한다. "나는 누군가의 미래를 예측할 때, 그 사람이 조급함에 대처하는 방법을 본다. 조급함으로 무리수를 두는 사람은 일평생 성장이 없다. 반대로 조급함이 클루지임을 이해하고, 기본기(독서와 글쓰기)에 충실히 하는 사람은 잘 될 거라고 예측한다. 그들은 결국 승리한다."



조급할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그렇게 와닿진 않았었다. 끝이 명확히 보이지 않고 내 길을 의심하며 조급한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차분히 기본기를 다지는 태도는 결코 평범한 정신력으로는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미래 수능 성적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명확히 예측할 수가 없는데, 수험생은 불안에 치를 떠는 것. 당연하면서도 멍청한 심리적 오류다.



두려운 감정을 느끼고 조급함을 느낄 때, 그래도 이거 하나는 알았다. "기본기를 잘 다져 지능과 의사결정력이 높아진 사람들은 지금 내가 느끼는 (불안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힘들 때도 참았다. 계속 참으며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불안하거나 조급함을 느낄 때면 "이건 지능이 낮아 생기는 심리적인 오류에 불과하다. 이럴수록 책을 읽고 글을 써서 지능을 높여야 한다."라고 되뇌었다. 꾸준한 독서와 글쓰기로 지능과 의사결정력이 높아지면 '정답에 가까운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멍청한 심리적인 오류는 줄어든다.



인내하고 열심히 공부할수록 자청의 말의 본질을 체감한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기본기를 꾸준히 다진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성장하게 된다. 성장해서 지능과 의사결정력이 높아지면 고민에 대한 답이 저절로 떠오른다. 길의 최종 목적지가 흐린 것이 일반적인데도 불구하고, 서서히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그 길이 어떻게 놓여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불안과 조급함은 자신감과 확신으로 바뀐다. 성장할수록 더 기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그래. 기본, 또 기본에 충실하자. 내가 가진 것은 인생을 앞서 경험한 분들의 조언과 통찰뿐이다. 책과 말하고 책에서 배우고 글쓰기로 멍청한 본능을 역행하자.



(2023.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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