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by 호수


이 질문을 마주한 순간 당황했다. "나는 나 아니야?"라는 평범한 답변밖에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범함이란 곧 오랜 기간 고착된 관점일 뿐,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는 나'라는 데에는 사실 근거가 없음을 알아차릴 수 있겠는가?



나는 왜 나일까? 다들 자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아란 엄밀히 따지면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내 몸을 가리키며 나 자신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럼 당신은 왜 당신의 손을 두고 '나'라고 하지 않고 '내 손'이라 하냐고 묻고 싶다. '내 손'에서 '내'가 해당하는 건 무엇인가?



"내가 뭐긴 뭐야 나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손가락이 어디를 가리켰을까. 당신의 가슴 한가운데? 그럼 그 가슴이 그럼 '너'야? 가슴의 피부? 아님 가슴의 피부 속 뼈? 정확히 무엇을 칭하고 싶은 건데?



"뭐가 나긴 피부도 나고 뼈도 나지!!"



근데 너는 피부를 '나'라고 하지 않고 '내 피부'라고 하잖아. 그 '내'가 뭐냐니깐?



진심으로 자문해 보자. '나'는 존재할까? 한평생 무엇을 '나'라고 불러왔을까. 나도 한번 진심으로 생각해 봤다. 직감적으로 내 머릿속에 있는 무언가가 나인 거 같기도 하면서, 내 가슴 안쪽에 있는 영혼이 곧 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존재할까?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자아는 허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 고귀하다고 믿는 본성이 있는데 고귀하고 자시고 할 자아가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서는 나의 한평생 인생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단순히 '나'가 존재한다고 믿고 그렇게 살아왔을 뿐이다. 실로는 그런 건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 대한 의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믿음이 그토록이나 큰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그들의 색안경을 하나씩 벗겨보자. 첫 단계는 그들의 이름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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