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되고 생긴 몇 가지 것들
일상에 지친 교행 일기
올해 1월 1일자로 새로운 직장에 발령이 나서 얼마간 일을 하면서 나한테 생긴 게 몇 가지 있다.
바로 '불면증'과 '소화불량'.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불안감'...
작년에 백수 신분이었을땐 하루에 8시간씩 꿀잠을 자는게 당연했고, 아무리 기름진 걸 먹어도 별 무리없이 소화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아침 6시반에 일어나야하는데도 새벽 12시, 1시까지 잠이 안온다. 겨우 잠에 들어도 반쯤 깨있는 상태에서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이한다.
소화도 마찬가지다. 매일 점심 한 끼를 영양이 고루갖춰진 학교 급식으로 해결하는데도, 일하는 하루 종일 속이 더부룩해 업무에 집중이 안될정도다.
'딱히 해결 안되는 업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늘 유쾌해야하고 늘 활기차야하고 늘 눈치껏 분위기를 맞춰야하는 '직장인'으로서의 의무적 행동에 서서히 지쳐간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어찌보면 참 부자연스러운 공간이다. 너무나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일을 한다. 나와 정반대의 취향을 가진 사람과도 웃으며 이야기해야한다. 조금의 감정만 드러내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행복한 내가 되기 위해 직장에 다니고 돈을 버는 것일텐데, 직장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오히려 직장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인데, 오늘같이 컨디션이 안좋은 날엔 직장이라는 무게에 이렇게 압도되어 버린다.
이렇게 살아가는게 맞는 걸까?...더 좋은 직장을 가고 싶다거나 더 쉬운 일을 하고 싶다기보단...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이렇게 억눌린 채로 보내야만 하는게 과연 맞는 것일까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또 내 마음 속에서 꿈틀거린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다 필요없고,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한숨 푹 자고 일어나고 싶다.'
- 2022. 4. 1.(금) 힘든 한 주를 겨우 마무리한 금요일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