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 몸이 보내는 신호
난생 처음 맞아본 수액 주사
엊그제 별 생각없이 자고 있는데 평소보다 방이 좀 춥고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떨리고 코 안쪽이 따끔거린다. 얼굴은 누렇게 부어있고 한번 시작된 기침은 멈추질 않는다.
그렇다. 결국 이번 환절기도 견디지 못하고 '몸살감기'에 걸려버린 것이다.
사실 요 며칠 네이버 애드포스트로 돈 버는 재미에 푹 빠져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블로그 글 작성에 쏟았다.
도합 2시간 30분정도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오롯이 블로그 글 쓰는 데에만 투자했고, 퇴근 후에도 쉬거나 운동하지 않고 노트북을 붙잡고 블로그에 이것저것 썼다 지우길 반복했다.
그런 생활을 일주일쯤 하다보니 결국 몸이 지쳐 버렸다.
'제발 적당히 좀 하라.'라는 몸의 울분에 찬 절규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버텨줄 것이라 생각한 내 몸에게 미안할 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터 무조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내 삶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론 단 한 순간도 허투루 보내선 안되겠다는 생각만이 언제나 머릿 속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모든 시간과 모든 사건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썼고, 편안함이 다가올 것 같으면 나도 모르게 새로운 스트레스 거리를 찾아다가 내 머릿 속에 던져 놓았다.
그렇게 하는 게 내 발전을 위한 길이고, 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몸이 보내는 비상신호를 들으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미친듯이 발버둥치며 살고 있지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났어!'라고 착각에 빠져 시간을 물쓰듯 쓰며 살았던 20대 초반의 나에 비해 지금의 내가 딱히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삶이란 다 똑같은 게 아닐까하는 염세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나저러나 이번 감기를 계기로 좀 쉬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직장에서든 집에서든.
잠시 멈췄다 간다고 큰일이야 나지 않겠지.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