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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Jun 08. 2023

나이 많은 동료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들 '나이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기를 꺼려 한다. 그 사람의 지위가 높든 낮든 상관이 없다. 나이 많은 상사와 일하게 되면 꼰대라서 싫어하고, 나이 많은 후배와 일하게 되면 부담스러워서 싫어한다.


 그 사람의 평판이나 업무 능력을 떠나 일단 나이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미간에 깊은 '내 천(川)'자가 그려진다.


 대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나이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꺼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반대로 내가 나이 든 사람의 입장에서 회사 생활을 해야할 상황을 맞이 했을 때, 동료들이 나를 꺼리지 않게 하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사실 직장 생활을 하는 모두가 눈치 채고 있는 부분이겠지만, 우리가 나이 먹은 사람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 사람의 ‘나이’ 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나이 먹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히는 ‘자신이 나이를 먹었으니 이 정도는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라는 당당한 태도에 원인이 있다.


 아무리 나이를 먹은 사람이라도 업무 처리가 빠르고, 겸손하고, 신중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면 사람들은 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결코 꺼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당장 나의 일을 덜어주고, 나를 편하게 해주고, 합리적인 대화가 되고, 심지어 풍부한 경험으로 내게 적절한 조언까지 해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데, 어느 누가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사람과의 근무를 꺼리겠는가.


 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겪은 꽤 많은 수의 '나이 많은 사람들'은 나의 바램과는 다르게 듣기 싫은 말은 안 듣고,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 하며, 실례가 될 수 있는 말도 별다른 죄책감 없이 상대방에게 쉽게쉽게 내뱉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엔 언제나 '내 나이가 몇인데 이 정도는 괜찮잖아?'라는 당당함이 가득히 담겨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겪다보면 누구든지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작동해서 '아 나이 든 사람들이랑은 일하지 말아야겠다.'라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나 우리에게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도 20대를 지나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 들다보니, 나이가 더 많은 연장자 입장에서 인간관계를 꾸려 나가는 것 역시 참으로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보다 어리고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 내가 경험해본 것에 대해 설익은 대화를 하고 있으면 꼭 그 틈을 못 참고 대화에 끼어들어 내가 아는 내용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게 된다.


 정작 나에게 그 내용에 대해 내게 물어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나이 먹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을 거절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참기 힘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하나 다행인 것은 우리 주변의 모든 '나이 든 사람들'이 전부 다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이만 먹은 것이 아니라 긴 세월동안 성장을 거듭해 '진짜 어른'이 된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끊임없이 제시해 주고 있다.


 그 '진짜 어른들'의 가르침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진작에 무너졌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나도 아주 먼 미래에 참견이 아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상대방에게 배려를 요구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배려를 해줄 수 있는, 그런 나이만 많은 게 아닌, '진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Tvn 드라마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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