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왕년충'이 되는 것의 위험성
가끔 친구들을 만날 때면 대화의 주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진다.
과거의 추억을 이야기하거나, 현재의 기쁨, 슬픔을 이야기하거나, 미래의 희망, 불안을 이야기하거나.
만나는 모임의 종류에 따라 혹은 친구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언제나 대화의 주제는 저 3가지에서 돌고 돈다.
인생이 참 안 풀린다고 생각했던 시절, 난 저 3가지 이야기 중에서 첫 번째인 '과거의 추억'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 했었다.
'옛날엔 참 순수했는데~ 옛날엔 참 좋았는데~ 옛날엔 참 잘 나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그땐 그렇게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고통스러운 삶을 버티는 것에 은연중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친구들을 만나 과거의 이야기, 부정적인 이야기를 주로 하다보니 그 당시 내 주변엔 열심히 미래를 위해 달려 나가는 사람들은 다 떠나가고 현실을 한탄하고, 과거를 미화하고, 그렇다고 특별한 노력은 하지 않는 사람들만이 남아 있었다.
친구들과 새벽 1,2시까지 과장된 웃음을 지어가며 쉴새없이 떠들다가, 밤늦게 집에 와 잠이 들려고 하면 늘 공허한 기분이 술에 취해 무방비해진 나를 확 덮쳐 왔다.
술기운과 공허함이 섞여 해가 뜰 때까지 잠을 못 이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날이 하루이틀 계속 되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까지는 몰라도, 본능적으로 앞으로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는 삶이 아닌, 미래를 꿈꾸며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살기 위해 조금씩 노력해 갔다.
의미없는 약속을 잡고 시간을 죽이며 하루하루를 보내기보다는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고, 뭐가 됐든 공부를 하고, 대학교 강의에 집중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미래를 준비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사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게을렀고, 교만했으며, 내 젊음에 대해 얼마나 무책임 했는지를 조금씩 깨달아 갔다.
그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그들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라도,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도저히 열심히 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내다보니 어느새 나도 100% 그들과 같은 수준의 부지런함은 아닐지언정, 과거의 나보다는 훨씬 더 부지런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내가 지금정도의 성실함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과거에도 성실하게 살아왔고,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보다 훨씬 더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몇몇 친구들이 내게 준 가르침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지난 몇 년을 살아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직도 '왕년충'이 되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옛날 이야기'나 하루 종일 중얼대며 나이가 먹어 갈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중지봉(麻中之蓬)'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우리는 생각보다 함께 지내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성장해 나간다.
부정적이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기준인 집단을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그 사회의 기준에 따라 부정적이고 자조적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긍정적이고 희망찬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더 충실할 필요가 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당연함'을 '나의 당연함'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라.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 비로소 답답하기만 했던 우리 삶에 새로운 '변화의 길'이 열리기 시작할테니 말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영화 <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