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의 유일한 목표, 그냥 푹 쉬기
삶이 버겁게만 느껴질 때
내년이 되면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지금,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20대 시절을 돌아 봤을 때 머릿 속에 첫 번째로 떠오르는 단어는 애석하게도 '아쉬움'인 것 같다.
나름 치열하게 산다고 살아 왔는데,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니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 누릴 수 있었던 수많은 기회들을 대부분 놓치며 살아왔다.
학업, 직업,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그렇고, 또 경험적인 측면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조금만 더 부지런 했으면, 조금만 더 용기를 냈으면, 갖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나보다는 훨씬 더 많은 걸 가지고 있고, 깨닫고 있지 않았을까.
요즘 같이 삶이 팍팍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면 이러한 건강치 못한 후회와 아쉬움이 더더욱 짙은 냄새를 풍기며 내 근처를 맴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이가 들어 갈수록 더더욱 '최선을 다해 사는 것'에 집착을 하게 되는 것 같다.
10대, 20대 때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많게만 느껴져서 그 시간을 억지로 억지로 때우느라 낮잠을 자고, 게임을 하고, 티비를 보고 했지만, 이제는 이 모든 것을 할 때면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와 마음 편히 놀거나 쉬지 못한다.
그래서 운동을 하든, 글을 쓰든, 사람들을 만나든,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하루에 하나쯤은 하지 않으면 마음이 너무나도 불안해진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젊음'이라는 타이머가 이젠 내게 얼마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편안-하게 누워 쉬어 본 게 대체 언제였나 싶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렇게 20대와는 다른 30대를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삶 자체는 별 생각없이 띵까띵까 살았던 20대 때에 비해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만 같다.
오히려 20대 때의 해맑음과 순수는 사라지고 삶에 점점 찌들어만 가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행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자 하는 것인데, 오히려 행복은 왜 내 곁에서 점점 더 멀어져 가기만 하는 것일까.
내 노력이 아직 한참 모자라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욕심이 내가 가진 깜냥에 비해 너무 과도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모든 이의 인생은 원래 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일까.
올바른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마음 속에서 자꾸 의문이 샘솟아 나온다.
이러나저러나 지금의 나는 조금은 지쳐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불확실해도 이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다.'
이번 주말의 유일한 목표는 바로 그것뿐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