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공 10시간 하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수험생인 시절엔 '순공'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다.
순공은 '순(純) 공부 시간'의 줄임말로 말그대로 잡스러운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공부 시간'을 의미한다.
가령 공부를 하면서 딴 생각을 하거나, 무의미하게 문제를 풀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져 멍하니 있거나 하면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는 거긴 하지만 '순공'을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많은 수험생들이 이 순공 시간을 늘리기 위해 스톱워치를 손에 쥐고 집중 안하는 시간마다 시간 체크를 해 자신의 순공 시간을 체크하곤 했었다.
그런데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순공 시간이라는 것엔 참으로 주관적인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는 완전히 공부에 푹 빠져 아무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몰입한 시간만이 순공 시간에 해당할 수 있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인터넷 강의를 틀어 놓고 옆에 앉은 친구와 떠들지만 않아도 그 시간이 순공 시간에 해당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순공 시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그것에 신경 쓰기엔, 그 대상의 정의 자체가 너무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 공시생 커뮤니티에 순공 시간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조금은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하루 순공 10시간씩 3년을 공부했는데, 공무원 시험에 계속 떨어져요.ㅠㅠ'
'하루 순공 3시간씩밖에 안했는데 6개월만에 공무원 시험 합격했어요.ㅎㅎ'
첫 번째 사람은 운이 없고 머리가 나빠서 순공 10시간에도 합격을 못한 것이고, 두 번째 사람은 운이 좋고 머리가 특출나서 순공 3시간에도 합격을 한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순공을 3시간 했든, 10시간 했든, 그저 첫 번째 사람은 공무원 시험 합격에 필요한 공부량을 다 채우지 못한 것이고, 두 번째 사람은 공무원 시험 합격에 필요한 공부량을 다 채웠을 뿐이다.
사실 우리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정해진 범위의 공부량을 자신이 목표한 시험을 보기 전까지 다 소화해내기만 하면 된다.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논리다.
다만 그 소화해 내기까지의 시간이 어느정도 걸리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 비해 결과가 모자라게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 들인 것보다 부족한 결과물을 받아든 듯한 느낌을 받을 때, 자신의 공부 방법에 의문을 가지고 순공이니, 베이스니 하는 중요치 않은 것들에 가뜩이나 모자란 시간을 뺏기고 마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시험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공부량이 모자라다고 느꼈을 때, 하루에 몇 시간이나 집중해서 공부했냐에 굉장히 집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합격했을 때는 내가 하루에 얼마나 공부했는지 세어볼 겨를도 없을 만큼 시험 공부에 완전히 빠져 있을 때였다.
공부 시간을 헤아릴 필요도 없을 정도로 시험 공부에 완전히 몰입해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정해진 공부량을 채울 수 있었고, 결국 합격 수준의 공부량까지 다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집중력이 남들에 비해 한없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공시생분들이 있다면, 다른 이들이 이야기하는 순공 시간에 집착하여 정신을 흐트리기 전에, 일단 도서관 열람실 책상에 앉아 질리도록 문제를 풀고, 모르는 부분은 기본서를 찾아가 툭하면 튀어나올 정도로 달달 외우는 것부터 조금씩 다시 시작해보셨으면 좋겠다.
빠른 속도로 뛰어가든, 평범한 걸음으로 걸어가든, 아주 느린 속도로 기어가든, 공무원 시험에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목표점만 명확하면, 합격이라는 골인점은 언젠간 내 앞으로 다가오게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자신을 자책할 시간에 일단 '공부'부터 하자. 그럼 내가 눈치 채지 못한 사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Tvn 드라마 <혼술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