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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Oct 18. 2023

한 번의 선택, 공무원의 2년을 결정한다

워라밸이냐 승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내가 있는 교육청은 매년 1월과 7월. 정기 인사가 있다. 신규 발령의 경우, 매달 비정기적으로 발령을 내기도 하지만, 기존 직원들의 경우 대부분 1월과 7월을 기준으로 근무지가 바뀐다.


 보통 발령이 나기 한 달에서 한 달 반정도 전에 희망 근무지를 제출하라고 공문이 내려오는 것을 봤을 때, 이제 약 한 달 후면 다음 2년동안 내가 일할 근무지를 정해야 할 '선택의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무실에서도, 동기 모임에서도 다음 발령지를 어디로 쓸 것인지가 현재 최대의 관심사다. 만나기만 하면 모두가 어느 자리가 비는지 정보를 나누고, 옮길지 안옮길지 서로의 의중을 묻느라 바쁘다.


 누구는 다음 희망 근무지도 반드시 학교를, 그중에서도 초등학교를 쓰겠다고 한다. 고작 월급 200만 원 받으면서 매일 같이 야근하는 청 근무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성비가 떨어지는 선택이라고 한다.


 반대로 누구는 무조건 본청, 정 안되더라도 최소 지원청을 쓰겠다고 한다. 물론 초반에 고생은 꽤 하겠지만, 젊은 나이에 상위 기관에서 근무를 해봐야 나중에 승진도 빠르고 경험도 훨씬 더 많이 쌓일 것이라 한다.


 두 의견 다 일리가 있다. 내 마음은 현재 정확히 두 의견의 중간쯤에 있다. 조직 내 입지와 자존심을 포기하고 워라밸을 챙길 것인가, 워라밸을 포기하고 조직 내 입지와 자존심을 챙길 것인가. 두 선택 모두 확실한 장단점이 있기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도 전에 있던 직장인 구청에 비해 현재 직장이 좋은 것은 각 직원들에게 '다음 2년동안 어디서 근무하고 싶어요~?'라고 정식적으로 물어봐주는 절차가 있다는 것이다.


 전에 있던 구청에서는 발령 시에 직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발령 주기가 2년 단위로 딱 떨어졌던 것도 아니고, 희망 부서를 받는 일도, 희망 직무를 받는 일도 없었다.


 동사무소로 발령 나 6개월~1년쯤 민원대 업무를 보다가 뜬금없이 하루 아침에 발령이 나 생전 처음 보는 구청 업무를 하게 되는 일이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그에 비하면 현재 학교를 갈까? 지원청을 갈까? 고민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굉장한 사치(?)일지도 모겠다.


 한 번의 선택으로 향후 2년동안의 내 직장생활이 결정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선택의 시간이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MBC <TV 인생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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