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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Apr 01. 2024

휴직까지 이제 딱 하루 남았다

옹기종기의 휴직일기 프롤로그

 올해 학교에서 지원청으로 옮긴 후 지난 3개월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신설된 자리로 가 한동안은 아무 일도 안하다가, 다른 팀의 어떤 사람과 자리를 바꿔 곧바로 언제 한가한 틈이 있었냐는듯 미친듯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유능한 장학사, 주무관님들과 일하는 즐거움에 인사발령 초기에는 계속되는 야근과 주말 출근에도 나름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지원청 생활을 해나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퇴근 후의 시간은커녕 잘 시간조차 잃어버린 나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점점 사라져 갔다.


 당연한 듯 내 곁을 맴돌던 행복이란 녀석은 언제 그랬냐는듯 내 곁을 훌쩍 떠나갔고, 대신 오래 전부터 내가 약해질 때마다 나를 괴롭혀왔던 불면증이란 괴물이 점점 더 몸집을 불려가며 지쳐 가는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와이프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었고, 생기가 가득했던 얼굴엔 짙은 피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갔다.


 이렇게 한 달쯤 보냈을까. 이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일이면 나는 휴직자의 생활을 시작한다.


 앞으로 몇 개월동안 나는 아침 9시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의 삶을 잠시 접어둔 채, 무슨 일을 하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오롯한 나의 모습으로 잠시 되돌아 간다.


 휴직을 준비할 때만 해도 마냥 기쁘고 설렐 줄만 알았는데, 막상 휴직이 눈앞으로 다가오니 갑작스레 내게 다가온 이 공백을 어떤 일을 하면서 채워야 할까라는 생각에 문득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우왕좌왕 하지 않도록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들부터 천천히 해 나가려고 한다.


 매일 휴직일기를 써서 블로그에 올릴 것이고, 매일 운동을 할 것이고, 바빠서 못 읽었던 재테크 관련 서적들을 읽을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로만 이 공간을 가득 채우겠지만, 혹시 제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소소한 이야기들이라도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다시 새로운 세계로 가는 출발 선상에 선 듯한 이 느낌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 배경 출처: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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