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정답은 당연히 없다
#1 퇴사 후에도 종종 연락하는 팀장님 한 분이 계신다. 그 팀장님은 몇 년 전 정년이 8년 이상 남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기여금 납입 기간 33년을 꽉 채우자마자 바로 명예퇴직을 신청하셨다. 그리고 현재는 모 지역에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차려 공인중개사로 활동 중이시다. 언뜻 들어보니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아 벌이도 꽤 쏠쏠하신 듯하다. 솔직히 말해서 퇴직하고 공인중개사를 하신단 말을 들었을 때부터 당연히 잘되실 줄 알았다. 나만큼이나 회사에 어울리지 않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진상들이 있긴 한데 크게 힘들진 않아. 아무튼 내가 한 만큼 벌어가니까.” 공인중개사 생활이 힘들지 않냐는 나의 질문에 대한 팀장님의 답변이다. 적어도 공무원 조직 안에선 들어본 적 없는 답변이었다.
#2 그 팀장님과 내가 떠나온 OO구에 최근 5급 이상 인사가 있었다. 와이프를 통해 명단을 받아봤는데 참 재밌게도 나와 사이가 썩 좋지 않았거나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분들 대부분이 5급 승진에 성공하셨다. 팀장님의 공인중개사사무소가 잘될 줄 알았던 것처럼, 이 역시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저분들은 아마 꽤 높은 직위까지 올라갈 것이다. 퇴직할 때 그런 생각을 했었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나 내 예상은 현실이 됐다. ‘어차피 나는 이 안에선 죽었다 깨나도 행복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5년 전 OO구를 떠나가며 했던 판단이 정확했다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증명되고 있다.
#3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두 가지 다른 소식을 들으니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친다. 둘 중 어떤 삶이 더 성공한 삶일까.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난 자의든 타의든 사무관 되기는 진즉에 글른 것 같다.
* 배경 출처: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