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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Jun 19. 2022

'한탕주의'의 시대에 공무원으로 살아가기

가끔은 철밥통인 게 독이 될 수도 있어

 올해 들어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이 동시에 주춤하면서 좀 덜해지긴 했지만, 작년까지만해도 부동산을 필두로 한 '자산'의 가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평범한 우리 근로자들이 차곡차곡 성실하게 일하면서 벌어들이는 '근로 소득'의 가치가 너무나도 쉽게 무시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이던 간에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은 곧바로 성공한 인생을 산 사람으로 추앙받았고, 아무리 좋은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서울에 집이 없으면' 임금상승률에 비해 급격하게 올라가는 자산 가격 상승을 따라 잡지 못해 평생 허덕이며 살아가야할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 결과 '평생 직장', '고용 안정' 등의 직업적 가치가 예전과 달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진하게 형성되었다. 적은 연봉을 받으며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보다는 고용이 보장되진 않지만, 커리어 초기인 20,30대에 많은 연봉을 받아 최대한 빨리 '내 집'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직장이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파이어(FIRE)족', '경제적 자유', '벼락거지' 같은 말들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완벽한 고용 안정이 보장 되는 대신, 커리어 초반부에 수령하는 봉급이 다른 직장인들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우리 공무원들의 박탈감은 다른 이들에 비해 훨씬 더 심하게 다가왔다. 연금도 있고 퇴직하기 몇 년 전부터는 사기업 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는다곤 하는데... 당장 결혼하고 집 사고 해야할 나이에 받는 200만원 가량의 월급은 정말 내가 하는 일에 비해서도, 들인 노력에 비해서도 너무나도 턱없이 적게 느껴졌다.


 아마 올해 들어 공무원 경쟁률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에도 내가 상기에 언급한 사회 분위기의 변화에 따른 공무원이란 직업의 매력 반감이 꽤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이대로 가만히 머물러만 있으면 앞으로 다가올 결정적 기회들을 매번 지금처럼 별 생각없이 놓쳐버리기만 하진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게 되었기 때문이다.


 6년 전에 처음으로 공무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만 하더라도 공무원이 딱 되기만 하면 적어도 '직장'에 대한 고민은 내 인생에서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내 예상과는 다르게 세상은 쉴 새 없이 변화하고 있고, 내가 아무리 '철밥통'인 공무원이 됐다 하더라도 이러한 세상 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내 자신을 세상에 맞춰 살아남는 법을 배워 가야만 한다는 점에선 여전히 일반 직장인들과 나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우리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사회의 풍파에서 조금은 빗겨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공무원이기 때문에' 사회의 변화에 둔감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만의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은 극복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공무원이란 이유로 좌절하기보다는, 또 공무원이란 이유로 안도하기보다는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그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퇴근 후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빈틈없이 최선을 다해 활용해야한다.


 그 방법은 요새 한창 유행하는 주식, 비트코인의 차트를 분석하며 나름대로의 투자를 시도해보는 것도 있을 것이고, 내가 살고 싶은 동네의 부동산 임장을 꾸준히 다니면서 다가올 미래의 주택 구입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다가올 미래 시대에도 필요한 인재가 되기 위해 미래 산업과 관련된 기술들을 꾸준히 익힌다던가, 아니면 학생 시절 여러가지 이유로 깊이 공부하지 못했던 학문들을 심도깊게 공부하는 것 역시 위에 열거한 시도들 못지 않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이 어찌됐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의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고자 하는 목표 의식'을 공직 생활이 끝나는 그 시점까지 결코 잊지 말아야겠다.


 자칫 공무원으로서의 안정성에 취해서 멍하니 살다보면 남들이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저멀리 앞서 갈 때 여전히 처음 공무원에 임용됐을 때인 그 상태 그대로 발전없이 머물러 있다가, 어느 순간 뒤돌아 봤을 때 내 뒤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뼈아픈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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