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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Oct 04. 2022

그 좋은 머리로 왜 공무원을 해?

공무원은 언제부터 조롱거리가 되었나

 학창 시절에 공부깨나 했던 누군가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이야기하면, 어딘가가 삐뚤어진 사람들은 공무원이란 직업에 대해 꼭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공무원? 그거 고졸들이나 하는 거 아니야? 대학까지 나와서 왜 공무원을 해? 차라리 편의점 알바를 하지?"


 그러고는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고작 월에 '200만 원'도 못버는 하찮은 직업을 하려고 1~2년씩 도서관에 틀어 박혀 미련한 짓만 하고 있다며 혀를 끌끌 찬다. 그 월급 받아서 언제 결혼하고 언제 집 살래라며 맥락없이 참견하는 것은 덤이다. 최근 들어서는 공무원 채용 인원의 확대에 따른 경쟁률 하락과 더불어 공무원 임금 동결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공무원에 대한 몇몇 사람들의 조롱과 오지랖의 정도가 예전보다 훨씬 더 심해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도서관에 앉아 열심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또 사무실에 앉아 열심히 공무원으로서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행하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우연히라도 위와 같은 말을 듣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힘 빠지는 일일 것이다.


 사실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남의 삶에 참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중고등학생에겐 반에서 몇 등이나 하는지, 대학생에겐 어떤 대학을 다니는지, 직장인에겐 어떤 직장에서 얼마의 연봉을 받는지, 결혼할 나이가 된 사람에겐 어떤 결혼식장에서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는지, 종래에는 고인이 된 사람의 유족들에게 장례식에 조문객이 몇 명이나 왔는지까지 당연한 듯이 물어보고 품평하며 남들의 삶에 값어치를 매긴다.


 이렇게 비교와 간섭이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그 어떤 직업들보다도 많은 이들에게 이슈화되고, 그 입직 경로와 급여 수준이 투명하게 공개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그야말로 뭇사람들이 물고 뜯고 공격하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공무원들은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힘든 공무원 시험을 뚫고 공무원이 됐음에도 급여가 작다고 조롱 받고, 하는 일 없다고 무시 당하고, 또 반대로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받아간다고 혐오 받는다. 가슴이 아플 뿐이다.


 오늘도 지치지 않고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열렬히 품평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나는 그저 이렇게 말하고 싶다.


 "공무원 역시 다른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직업을 가질 그 당시의 사정과 판단에 의해 선택한 하나의 직업군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 역시 여타 다른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하는 일에 비해 적은 보수를 받는다고 투덜대며 하루하루 고된 직장 생활을 이어 나가는 애처로운 존재들일 뿐이다. 그저 그뿐이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전혀 없다."


 과거와는 다르게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명예를 가지기는커녕, 뭇사람들에게 조롱만 받고 있는 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 공무원들에게 다른 직장인들과 구분되는 높은 수준의 사명감이나 헌신을 바라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이 아닐까.


 사회 구성원들이 힘들게 삶을 이어나가는 공무원들의 앓는 소리에, 요새 유행하는 '누칼협(누가 공무원하라고 칼 들고 협박함?)'이라는 말로 응답하기 보다는, 같은 서민으로서, 같은 직장인으로서 힘들어하는 모습에 공감해주는, 그런 따뜻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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