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스타벅스로 피신했다.

육아하는 나에게 스타벅스는... 지상낙원.

by 조이현


육아를 할 때 제일 그리운 것이 무엇일까?


나만의공간.고독.침묵.혼밥... 그 밖에 혼자 할 수 있는 고요한 일들...



많은 부모님들이 공감할 것이다.

특히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에는 이것들이 더욱... 절실하다.


오늘은 토요일 저녁.

후다다닥, 와다다다다, 징징징징, 오도도도도, 뿌엥!

휴... 전쟁 같은 시간이 지나 드디어 해가 졌다. 폭풍을 무사히 넘겼으니 다음 미션은 저녁밥이다.

밥 때는 왜 그렇게 빨리 돌아올까...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이란 말이 딱 맞다. 때 맞춰 저녁상을 차리며 생각했다.


'아...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거 먹고 싶다..'


나는 웬만하면 배달음식을 시키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배달음식을 시키지 않는 건...


양념치킨, 떡볶이, 초밥 등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려면? 맵고 신 것을 못 먹는 아이를 위해 아이밥을 따로 차려야 하고

자장면, 피자 등 아이가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려면? 솔직히 그건 내가 내키지 않을뿐더러 성장기인 아이에게 이런 고열량의 것들을 먹이기엔... 죄책감이 든다.



그래서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만든다 주의인데... 솔직히 쉽지는 않다.

오늘도 아이의 5구 식판을 받아 들고 냉장고 속 밑반찬을 담기 시작했다.

햄은 대놓고 보이되 당근, 양파는 최대한 다져 넣은 계란말이,

아이가 곧 죽어도 안 먹는 무된장국(그럼에도 꾸역꾸역 먹여봐야지)

그리고 어제 먹다 남은 생선구이, 잡곡밥.


아.... 한 곳이 남네.....


그래... 김이라도 썰어놓자.

(우리나라 아이의 7할은 아마 김이 다 키웠을 거다. 아이들에게 김은 최고의 반찬. 김 만세!)


그렇게 5구를 다 채웠다. 쓸데없는 집착이란 걸 알지만 매번 식판을 다 채워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반찬을 담으며 3구 아니면 4구짜리로 식판을 바꿔야지... 생각했다. (이번 주말에 당장 사러 가야지.)


오늘도 어김없이 된장국은 외면당했지만 필승조 계란말이는 역시나 합격이다.

계란말이에 야채가 들어간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가 입안 가득 계란말이를 욱여넣었다.

잘 먹는 아이를 보고 한시름 놓으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자 남편이 물었다.


"여보는 밥 안 먹어?"


"응~ 난 괜찮아. 입맛이 없어..."



그렇게 말하며 문득. 입맛 없으면 밥을 차리지 않아도 되던 때가 그리웠다.


저녁때가 돼도 배가 안고프면 밥 대신 좋아하는 스콘을 먹던 그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카페에 죽치고 앉아 친구와 실컷 수다 떨던 그때.

이불 밖은 위험해! 를 외치며 평일에 다 자지 못한 잠을 보충하던 그때.


오늘따라 사무치게 그립다. 생각하니까 나의 최애! 스타벅스의 클래식스콘이 먹고 싶네.



나의 이런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남편이 2시간의 자유시간을 선물해 줬다.

치열한 육아를 함께 하는 남편의 눈물 나는 전우애(?)다. 고마워요 정말! 당장 집 앞 스타벅스로 피신했다.

토요일 저녁의 카페라... 꿈같다 정말! 잠깐이지만 나에게 허락된 1평 남짓한 나만의 공간! 나의 자리!

카페에 왔다고 특별히 할 건 없고 하릴없이 이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은은한 재즈 bgm도 듣기 편안하고 사람들의 백색소음도 은근히 활기를 더한다. 더 바랄 거 없이 딱 좋다. 어쩌면 이 순간 이 카페에서 내가 제일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카페에서의 2시간을 이토록 행복하게 만들다니! 역시 육아는 매직이다:)



p.s. 이제 글 다 썼으니 둘째 아이를 씻기러 가볼까나...?;;


연재일인 오늘, 지난주 토요일에 써둔 이 글을 읽고 있는데... 글이 많이 신났네;;

카페에서의 나.. 많이 신났었구나.

신나는 글 더 많이 쓸 수 있게

카페 더 많이 가고 싶다.

그것도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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