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돼지고기를 제일 좋아한다 했는데 새로 알게 된 취향
나는 아내와 계절에 한 번씩은 새로운 도시로 가서 새로운 동네를 구경하고 그 지역의 맛집 혹은 제철 음식들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물론 지금은 해외생활을 하고 있어 국내 도시들을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서도 주변 소도시나 인접 국가들을 돌아다니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동이란 도시는 나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곳이다. 몇 차례 이 도시를 방문했었는데 그때마다 여러 의미를 주었던 도시이다.
해외 생활을 하기 전 우리의 마지막 국내 도시여행은 바로 안동이었다. 고즈넉한 마을에서 주는 평화로움이 익숙한 한국을 떠나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싱숭생숭함을 달래주기에 적합한 여행지였다고 생각된다.
아내와 새로운 도시 여행에서 나는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기도 하고 평소에 잘 먹지 못하는 음식들을 먹으려 노력한다. 가끔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숨겨져 있던 취향을 찾는 식사를 하는 게 삶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여행에서 먹는 음식은 그 분위기와 장소가 주는 신선함에 그동안 잘 몰랐던 취향을 찾기도 혹은 새로운 입맛을 찾기도 한다. 아내는 아직 나의 이런 생각에 100%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메뉴 선택권을 항상 준다.
안동하면 많은 사람들이 찜닭만을 생각하지만 소갈비도 유명하다. 당연히 찜닭거리를 가서 찜닭을 먹을까 하다가 들르게 된 소갈비 전문점은 조금 이른 시간이었는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없는 썰렁한 곳이었다. 약간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10월의 마지막 주였는데 불이 들어오니 금세 또 온기가 식당을 따뜻하게 해 주었고 아주머니 역시 친절히 손질해 주시고 첫 점을 구워주셨다.
'나는 안다' 여행이 주는 분위기라는 조미료와 그곳에서 마시는 술 한 잔의 감칠맛은 어떠한 요리도 몇 배는 더 맛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기억 속에서 숙성이 되면 될수록 그 맛있음은 몇 배로 더 진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하지만 이 소갈비는 이런 모든 것들을 빼고라도 맛있었다. 그리고 아내도 다른 어떤 고기 보다 소갈비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다른 여느 프랜차이즈 소갈비 식당에서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이렇게 맛있어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쉬워했었는데 안동에서 먹은 소갈비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밑반찬 역시 소갈비와 잘 어울리는 반찬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따뜻한 석쇠에서 구워진 소갈비는 입에서 녹아내렸다.
무엇보다 아내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어느 정도 배가 찼을 때 나온 이 매운 갈비찜이었다고 생각된다. 소주 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이 안주는 나도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렇게 소갈비를 먹을 땐 이런 국물 자작한 매운 갈비찜을 당면과 함께 넣어 먹는다면 최상의 조합이라는 걸 또 하나 배워간다.
해외생활 기간이 길어진다면 언젠가 아내와 소갈비를 사서 마늘 양념을 해 구워 먹고 코스요리처럼 이 매운 갈비찜을 해 먹으며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내는 나에게 항상 삼겹살을 제일 좋아하고 다른 어떤 것보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것이 최고의 조합이라고 하는데 이때만큼은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찌 됐든 새로운 취향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돈을 더 많이 벌어야겠다 ㅎㅎ
안동 일품갈비
경북 안동시 음식의길 14 대림상가 C동 1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