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들은 양보의 미덕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는듯하다. 상대방이 선택권을 준다는 것은남을 배려하고존중하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때에 따라서 그것은 결정과 책임을 상대에게 미루는관점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여기 너무 시끄럽네. 고기는 고무줄 씹는 것 같고. 찾아보니 여기 별점 세 개밖에 안되던데. 왜 이런 델 오자고 한 거야?"
우린 선택과 결정에 대한 머뭇거림에 익숙해져 있다.머뭇거림의 이유는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결정에 대한 비난과 비판이 두려운 것이고 남들 하자는 대로만 하면 비난과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아난드 딜바르의 소설 <그렇게 보낼 인생이 아니다>에 나온 것처럼 우린 무언가를 결정하여 책임지기보단 상대방의 결정에 맡겨버리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공동체적 삶의 영역에선 때론 머뭇거림이 미덕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 삶의 영역에서는 머뭇거림보단 주체적인 선택과 결정이 필요하다. 내 일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살아나가야 하는단 한 번의 기회이기때문이다. 물론인생을 오래 살아 본 어른이나 지혜로운 누군가가 개입하여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준다거나 도움 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만의 인생 기준점과 목표점은 명확히 설정되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줏대 없이 남들 말만 믿고 따라가다가 훗날 그 길이 내 길이 아님을 깨달았을 때 그제야 상대방을 원망하거나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인생을 허비할수 없다. 일생은 말 그대로 단 한 번만 주어지는 삶이다. 심지어 길지도 않다.
대학, 취업, 연애, 결혼 등우린 인생의 다양한 갈림길에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만 한다.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내 삶은 결국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여 살아온 결과물이다. 이젠남탓 대신 내 탓을하며 남은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