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얼마나 들었을까요?
4천만 원, 80일간의 세계일주 리얼 영수증을 까다
모든 여정이 끝난 지금, 내 주식 계좌 앱보다 더 치열하게 들여다봤던 80일간의 가계부 엑셀 파일을 가감 없이 공개한다. 세 식구의 80일 세계일주 총비용, 정확히 40,429,316원이다. 차 한 대 뽑을 돈을 허공에 시원하게 태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숫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건 극강의 생존력과 방어전이 만들어낸 기적의 가성비다.
80일 세계일주 총비용 세부 결산표
교통비 : 16,026,158원 (항공권 6,581,879원 / 리스 및 렌터카 4,198,611원 / 주유, 톨비, 주차비 5,245,668원)
숙박비 : 14,948,006원
외식비 : 3,602,271원
식료비 : 2,315,889원
여가비 : 2,300,884원
기타비용 : 1,236,108원
총계: 40,429,316원
80일 총비용 약 4,043만 원. 이걸 80일로 나누면 세 식구가 하루에 약 50만 5천 원을 쓴 셈이다. 1인당으로 쪼개면 하루 16만 8천 원.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유럽 본토, 런던, 뉴욕, 미 서부, 하와이, 도쿄를 거쳤는데 비행기표, 렌터카, 숙박, 밥값 다 합쳐서 하루 인당 16만 원대면 진짜 뼛속까지 긁어모은 실용주의의 승리다.
숫자가 증명하는 지독한 실용주의 방어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역시 1,602만 원이 증발한 교통비다. 전체 예산의 40%에 육박한다. 한국에서 유럽, 미국, 하와이, 일본을 거쳐 돌아오는 거대한 대륙 이동 항공권에 658만 원이 들었다.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에서의 하루 렌트비, 유럽의 좁은 골목을 누빈 9,735km의 푸조 리스와 미국 모하비 사막을 갈랐던 캠리 하이브리드 렌트비에 419만 원, 살인적인 기름값과 숨만 쉬어도 나가는 주차비에 524만 원을 태웠다. 이 어마어마한 비용 속에서도 내 서브 폰까지 동원해 우버 신규 가입 쿠폰을 뜯어내던 짠내 나는 노력이 이 숫자를 그나마 방어했다.
그다음은 1,494만 원이 들어간 숙박이다. 80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숙박비가 18만 6천 원꼴이다. 무릎 연골을 통행료로 지불해야 했던 엘리베이터 없는 에어비앤비 계단을 오르내렸고, 시끄러운 환풍기를 강제 화이트 노이즈 삼아 틀어두고 자야 했던 어설픈 방도 있었다. 하지만 덕분에 우리는 길바닥에 나앉지 않고 파리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식비는 외식(360만 원)과 식료(231만 원)로 나뉘는데, 여기서 내 자본주의적 양극화 전략이 빛을 발한다. 평소엔 유럽 알디 마트와 미국의 트레이더 조, 한인 마트를 탈탈 털어 숙소에서 고기를 굽고 냉동 밥을 돌려 먹으며 악착같이 식비를 세이브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낀 돈을 응축시켰다가, 외식할 때는 하와이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같은 최고급 식당에서 10년 만의 칼질을 선사하는 짜릿한 선택적 플렉스를 즐겼다.
여가 비용(230만 원)은 정보력의 쾌거다. 관광지 입장료가 대부분인데, 미국 정부의 셧다운 파업 덕분에 그랜드 캐년 등 3대 국립공원을 전면 무료로 뚫어버리는 횡재를 누렸다. 게다가 스마트폰에 깔린 현대백화점 앱 바코드 하나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입장료까지 방어해 냈다. 이렇게 악착같이 아낀 돈으로 도쿄 디즈니씨 아렌델 성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트랙션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기타 비용(123만 원)은 멍청 비용과 생존 잡비의 환장 콜라보다. 워싱턴 기차역에서 눈탱이 맞은 짐 보관소 비용, 코인 세탁기 돌리겠다고 바꾼 짤짤이 동전들, 그리고 나중에 날아와서 내 뒷목을 잡게 만든 얄미운 해외 과태료까지. 뼈아픈 실책들이지만 이 또한 세계일주의 훌륭한 수업료라 생각하기로 했다.
4,043만 원, 내 인생 최고의 가치 투자
이 돈을 계속 투자했더라면 복리로 얼마가 불어났을까. 틈만 나면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게 내 본능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미련 없이 계산기를 덮었다. 딸의 초등학기 전 마침표를 찍기 위해, 세 식구가 24시간 내내 80일을 부대끼며 낯선 대륙의 공기를 마신 경험은 그 어떤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다. 딸아이의 머릿속에 세계라는 거대한 포트폴리오를 담아주었으니 내 인생 최고의 가치 투자는 이미 대성공이다.
우리의 80일간 세계일주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남들이 정해놓은 길 대신 우리 가족만의 궤도를 설계하며 살아가는 나의 쫀득한 자본주의 생존기는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출간
모두가 "지방은 끝났다", "월급만으론 답이 없다"고 말할 때, 저는 이 변두리 소도시를 저만의 든든한 '자본주의 베이스캠프'로 개조했습니다.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하고, 30개월의 아빠 육아휴직을 온전히 누리며, 80일간의 가족 세계일주를 완주해 낸 현실적인 실전 생존기입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 대신 나만의 궤도를 유쾌하게 설계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이 팍팍한 일상의 확실한 돌파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바로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교보문고]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교보문고
[예스24]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북루덴스 - 예스24
[알라딘]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