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공무원이 네이버 인물검색에 이름을 올린 방법

또 다른 목표의 시작

by 박운서

십여 년 전, 장교 출신의 후배 직원이 한 명 들어왔다. 인물도 훤칠하고 매사 자세도 반듯해서 절로 호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에게 진짜 부러움을 느꼈던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바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 석 자를 치면 '인물정보'가 뜬다는 사실이었다. 군 복무 시절 특수한 업무를 맡아 방송에 몇 번 출연한 이력 덕분이라고 했다.


초록색 창에 자신의 얼굴과 이름, 이력이 반듯하게 정리되어 나오는 그 모습이 나는 내심 부러웠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를 동경해 왔던 터라, '네이버 인물정보 등재'는 어느새 내 인생의 작고 은밀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따져보자. 평범한 말단 공무원 신분으로 네이버 인물검색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려면 도대체 어느 자리까지 올라가야 할까? 장관? 차관? 아니면 최소한 시장 군수? 내 청춘과 뼈를 다 갈아 넣고 정치적 운까지 따라줘야 될까 말까 한 희박한 확률. 철저한 실용주의자인 내 입장에서 그 길은 너무나도 '가성비'가 떨어지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다. 직급으로 안 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내 이름을 증명하면 될 일 아닌가. 영화감독이나 연극 연출가 같은 거창한 길도 있겠지만, 직장인이 도전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은 바로 '책을 낸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언젠가 미래의 내가 기가 막힌 결과물을 만들어내서 꼭 저기에 내 이름을 박아 넣으리라."

당시의 나는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 이름을 단 첫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 판매 지수를 확인하는 것도 아니요, 바로 네이버 인물정보 등재를 신청하는 것이었다.


신청 후 5일이 지난 2026년 3월 23일 오늘 오후. 무심코 초록색 검색창에 '박운서' 세 글자를 쳐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모니터 화면에 나타난 내 얼굴과 '작가'라는 단 두 글자의 타이틀.


네이버 등재.png


드디어! 해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분명 기뻤지만, 십여 년 전 후배를 보며 상상했던 것만큼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짜릿함은 아니었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차분해졌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은 간단했다. 나라는 인간은 결국 네이버 등재라는 멈춰있는 '결과'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글을 쓰고, 수백 군데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거절당하고, 다시 들이대며 내 삶의 궤도를 수정해 나가던 그 역동적인 '과정' 자체를 즐겼던 것이다.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그 지난한 과정. 나에겐 결국 그게 인생의 가장 큰 재미였다.


물론 내 인물정보 위로는 동명이인의 다른 유명한 분들이 여럿 검색된다. 내 순서는 아직 한참 후순위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또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는 뜻이니까. 앞으로 부지런히 글을 쓰고, 활동 영역을 넓히며 내 이름 석 자의 지분을 늘려가는 것. 언젠가 검색창 최상단에 내 얼굴이 가장 먼저 뜨는 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


그 과정 또한 기가 막히게 재미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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