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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IW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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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W Dec 03. 2020

12/1일의 영화들.

14th FIWOM_미니 미스,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


미니 미스(Mini Miss)

단편 / 3/5


미니 미스 브라질 선발대회에 나가기 전, 참가하는 몇몇 아이들과 간단한 인터뷰가 진행된다. 이제 채 세 살이 되지 않은 아이부터 다섯 살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의 나이는 다양하다. 16분의 이 짧은 다큐멘터리 속 카메라는 나오는 인물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일종의 연출 하나 없이, 오로지 대회의 현장과 그 뒷모습만을 담는다. 보는 내내 든 생각은, 아이들은 과연 자의로 대회에 참여했을까라는 의문이다. 긴박한 백스테이지에서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무대에 나가면 급히 선물을 주겠다며 달래고, 지친 아이에게 급히 젖을 먹이는 모습들은 이 모든 게 다 어른들의 너무 과한 바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미니 미스라는 대회 자체가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일찌감치 부자연스러운 모습들을 강요하는 것 같다. 과한 치장에 이어 외모에 대한 강박관념을 심어줄까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마지막 아이가 소리 지르는 모습 또한 아이는 그냥 아이일 뿐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레즈비언, 카메라, 액션(Dykes, Camera, Action!)

4.5/5


실제 영화 촬영을 할 때 외치는 멘트를 재치 있게 바꾼 제목답게 이 다큐멘터리는 여성 성소수자, 특히 레즈비언들의 영향력이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주었는지를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LGBT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었던 초창기, 퀴어 영화는 접하기에 쉽지 않았고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남자가 더 우선시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게다가 영화들 속 레즈비언들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관객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느덧 시간이 흘러 1970년대가 되자 상황은 변화했다. 여성해방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입지가 커졌고, 여성 영화인들은 더 과감하고 사실적인 퀴어 영화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과도기적 시기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퀴어 영화에서도 초기엔 백인 위주의 영화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이에도 이의가 있었던 여성들은 곧 자신의 경험이 묻어난 유색 인종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은 레즈비언이 주연이라고 해서 이를 제작하는 것이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영역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렇게 여러 변동을 겪은 결과, 퀴어 영화는 이제 하나의 중요한 장르가 되었다. 최근 개봉하였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캐롤>은 블루레이가 매진되고, 재개봉을 할 정도로 계속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렇게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들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여성 영화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시간 흐름대로 그들에게 영향을 준 영화들을 언급하는데, <세이빙 페이스>라는 영화는 조만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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