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만남, 보석 같은 인연 찾아
[ 만남 7/ 만남 8/ 만남 9/ 만남 10/ 만남 11 ]
[ 만남 7 ]
화창한 봄날의 여유로움 찾아서
교외선 전철 타고 뱃길 영종도
바닷바람에 묻어나는 비릿한 내음
짭조름하게 물씬 풍겨왔지
등대 저편으로 이어진 수평선
맑은 하늘에 뱃고동 소리 어우러져
사랑은 상큼하게 무르익어 갔지
마냥 거닐어도 함께라면 좋아
오늘은 소중한 추억 만들기 하자
하나 된 마음으로 같이 하면서
우리 서로를 귀하게 여기자
썰물에 밀물이 교차로 드나들면
해그림자 동녘으로 기울고
끼룩끼룩 기러기 저만치 여울질 때
두 팔 벌려 무한정 시간 속으로
가다가 힘들면 숨 고르기 하면서
서둘거나 보채지 말고 찬찬히
앞으로 가야 할 미지의 길
손에 손 맞잡고 발도 맞춰가면서
사랑과 진실로 의지하며 가자
[ 만남 8 ]
안녕! 별 탈 없이 그동안 잘 지냈니
좋아 보이니 마음 놓인다
어디로 갈까? 보라매 공원으로
관상수 즐비한 길에서
손잡으면 팔짱 껴 오며 말했지
‘오빠 사랑해! 나 좋아해, 얼마나’
‘많이 이만큼’
두 팔 벌려 허공에 둥근 원 그으면
내 품에 안기며 눈웃음짓는 너
‘진아! 행복하니’
‘응, 아니 부족해 행복하게 해줘 무한으로’
그래 우리의 생이 다할 때까지
아낌없이 사랑하자꾸나
오솔길 거닐며 연가 부르자
이담에 무엇을 어떻게 기반으로 두고
아기자기 살아가자고
이중창 화음으로 살며시
오색 무지개를 벽공(碧空)에 띄우자
[ 만남 9 ]
온종일 함께 거닐었어도 아쉬워
동전 한 움큼 - 따르르릉 -
반가운 목소리 들리면
목청 돋우어 사랑한다고 할래요
그대 음성이 감미롭게 전해와
뿌듯하여만 가는 이 기분 알겠니?
좋아한다는 되풀이 싫지 않고
이 밤 지새워 추억 만들어 보자
별들도 잠 못 이루는 시각
공중전화기 전세를 내어보자
귓가엔 달콤한 속삭임 메아리치고
끝날 줄 모르는 우리 이야기
마지막 동전마저 찰칵 뚜뚜 거릴 때
아쉬움에 안녕이라 하자
지금 시간은 알 수 없지만
동녘에 해 뜨는 소리 들려오고
거리엔 세인이 부지런히 오가니
이제 마음을 재촉해 만나자
[ 만남 10 ]
최초의 입맞춤 연가 부르자
토라진 널 달래며 순결 느끼고
겨운 행복 일어 기쁘다
어딜 가나 완연한 봄기운
살포시 내린 햇살은 따사롭고
하나인 우리도 덩달아 온화하다
전화 거르면 걱정 앞서 조바심치는
천진스러운 너로 인하여
나는 정겨움을 가눌 길 없다
관악로 가로등 아래에서 속삭이고
고즈넉한 성내동 배웅으로
마냥 거닐어 정감을 머금는다
[ 만남 11 ]
무척이나 그리워서 애태우다가
약속을 기다리지 못하고
전화 걸어 얼굴 보기를 재촉합니다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 손잡고
충무로 에로영화를 보자
대학로 굿판이나 환쟁이 그림에 넋 잃고
가끔은 꼬치에 막걸리 마시며
각설이 타령 멋대로 부르자
우리의 노래로 호흡 맞추어보자
팔짱 껴 석촌호수 활보하고
한적한 오솔길 이르면
서슴없이 사랑한다고 마음 나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