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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Mar 30. 2024

아무말 하지마

아들은 며느리의 남자야


50대 후반의 세 친구들의 수다는 걱정 반 기대반이다. 뭘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한 거지? 셋 다 어리버리 한 게 며느리 맞이를 배우는 중이다. 지인 언니들과 먼저 며느리를 맞이한 친구들에게...  매사가 갸우뚱하다. 며느리 맞이 학교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 



제주도에 다녀온 친구랑 긴 통화를 한다. 성당 식구들과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우리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언니들도 함께 움직였다. 신앙 공동체에서 움직이다 보니  성당 행사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이다. 경주는 수학학원 문을 닫고 주말 보충을 약속하고 제주도를 다녀왔다. 목소리엔 기쁨과 감사 그리고 힐링의 흔적이 듬뿍 들어있다. 즐거움의 에너지가 금방 내게로 온다. 성지순례로 은혜받고 아름다운 제주도를 관광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아무래도 숙소에서는 사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딸이 없는 우리 세 친구의 관심사는 아들들 애인, 예비 며느리와 사돈 이야기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나 또한 마챦가지다. 예비 며느리가 명품 가방을 사기 위해 적금을 부어도 그렇구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씀씀이는 그렇 수 있어 하고 눈을 감아야 한다. 아이들 데이트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알아서 지출을 하도록 몰라야 한다. 아들 가진 엄마가 특히 주의해 할 것이 있다고 하며 제주도에서 먼저 며느리를 본 성당 자매님들 충고를 전해준다. 



결혼하면 아들은  신분이 변한다. 내 아들에서 며느리의 남자가 된다. 그러니 맘대로 안고 토닥이지 말라는 것이다. 스킨십의 우선권은 며느리에게 있으니 기억해 둬야 한다. 아들을 안아주고 쓰다듬고 토닥이는 애정 표현은 이제 절제해야 한다. 며느리 없을 때 눈치껏 아들을 쓰다듬어야 한다. 어릴 적 아들이 아니다.  



사랑은 모두 모았다가 손주에게 하면 된다. 애정표현을 저축해 둬라는 것이다. 참았다가 모든 애정표현은 손자 손녀에게 몰아서 해라. 없는 손주는 상상만 해도 이쁘다. 울 남편 울 학원 아이들 이뻐하는 걸 보면 나이 들어 손주는 무조건적인 사랑인가 보다. 부모의 사랑보다 넘치는 게 손수 사랑이라고 한다. 나 또한 그럴 것 같다. 울 엄마 손주 사랑운 본능이고 분에 넘치게 이뻐하신다. 손주는 할머니들의 뼛속 깊은 감사와 기쁨이다. 아들 대신 손주에게 모든 걸 표현하라.



어느 자매님이 오랜만에 집에 온 아들이 피곤하다고 안방 침대에서 잠시 쉬러 갔다.  엄마가 따라들어가 둘이서 침대에서 오손도손 모자지간에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왔다. 아들 부부가 돌아가자 아버진 어머니에게 야단을 친다. 며느리가 있는데 어디 둘이서 침대서 수다 한마당이냐고... 이제 우리 아들이 며느리의 소속이니 며느리 있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쩝 내 아들과 단둘이 데이트는 며느리 허락을 받고 당당히 하라. 헐~ 뭐 이래.



새 식구가 생기면 말도 행동도 더 조심스러워진다. 이젠 나의 말과 행동이 우리들끼리의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다. 좀 더 젊잖아지고 품위 있는 행동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 주변의 충고가 넘친다. 아우~ 난 자연스럽게 지금처럼 할 테다. 뭐 좀 조심이야 하겠지만 말이다. 



며느리 맞이가 조심할 거 투성이라니... 좀 실수하고 부족해도 서로 이해하고 그럴 수 있어 하고 토닥이면 안 될까?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나? 연애를 11년하고 우리 식구가 되는 예비 며느리에게 난 그래도 시어머니 일 테니 시어머니로 어려울까? 그렇겠지? 온갖 생각이 든다. 아우~ 그렇다고 어렵게 대하거나 하진 않을 건데 하던 대로 할 건데...



아무 말 하지 말고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어머니가 되라고? 그러지 뭐 근데 뭐 이건 너무 설레발 아닌가 싶다.


세 친구는 딸이 없는 관계로 아들들 엄마 이야기가 예시가 된다. 



가족 간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나누는 것의 가치 있다. 며느리도 아들도 마챦가지 일께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속의 말 좀 참았다가 깔때기 걸러서 ... 주머니는 가볍게 열고 입은 무겁게 열라는 왕 언니의 말씀이 귀에 쟁쟁하다. 완전히 자기 가정을 이루고 손주들과 오손도손 잘 지내는 모습을 그리며 난 내 며느리에게 아무 말 안 한다. 너희들에게 주어진 가정이 축복하며 기도한단다. 사랑과 감사가 넘치는 가정이 되길. 주변의 우려와 걱정을 들으며 현명한 시어머니 되려고 귀에 담아두는 이야기가 많아진다. 



일단은 아무 말 하지 마


몰라 난 하던대로 할꺼야...자연스럽게~ 서로 맞춰가는거지 뭐~ 


난 나의 에스메랄다를 사랑한다. 이쁘기만한 내 예비 며느리...서영아




                                                           © amir. koosha, 출처 O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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