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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Mar 29. 2024

먹튀가 쏘아 올린 공


새로운 만남은 새로운 시작이 될 때가 있다. 복근 사관학교가 내겐 그러하다. 작년에 운동을 시작하면서 복근 사관학교 교장쌤 엘리님을 알게 되었다. 근자극 운동을 통해 개인적으로 가깝게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마인드와 계획 실천력은 남달랐다. 적어도 내겐 그러했다. 어떤 힘이랄까? 넘치는 에너지의 근원이 뭘까? 생각하게 했다. 내가 발견한 건 그녀의 믿음이고 신앙이라 여겨졌다. 



처음 교회에 발은 들인 건 여고 2학년 시절이다. 교회를 가보니 재미없었다. 그런데 찬양하는 소리가 얼마나 근사하게 들렸는지 모른다. 아주 오래된 작은 교회에서 10여 명의 고등학생이 부르는 찬양이 어린 시절 북 치며 따라다니던 여름성경학교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샤론의 밤'을 한다고 찬양 연습을 하는데 마침 우리 교회는 반주자가 없었다. 옆 동네 교회 반주라를 찾아가 반주를 부탁하러 우르르 갔다. 그 친구는 "야! 너그교회 반주는 느그가 알아서 해라 내는 바쁘데이~" 그러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우와~ 재수 없다'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때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 "하나님요, 저 반주 내가 하께요. 내 피아노 갈치주이소, 내는 가스나처럼 안 하고 차카게 하께요" 나의 첫 기도는 재수 없는 가스나를 통한 오기였고 순수함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피아노를 결국 전공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50대 후반이 된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음악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복근 사관학교서 만남 엘리님은 내 이야길 듣더니 "먹튀네요" 한마디를 한다. 뜨악~ 심장에 못이 박힌다. 잠시 멈춤! "그러네요 먹튀~" 그날 이후 난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양심에 찔림을 가진다. 18년 전 안성서 학원을 오픈할 때 매주 목사님과 우리 학원생들과 드리던 기도는 사라졌다. 기도의 학원이 되길 희망했지만 첫 마음은 연기 같았다.  나의 믿음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다시 시작하자. 그때 윤소희 작가님의 '구약을 읽어보아요'를 만났다.  6년째 성경 읽는 법을 알려주는 봉사를 하는 작가님이다.  멤버로 신청을 하고 지금 매주 성경공부 중이다. 그 계기가 되어준 사람이 복근사관학교 엘리님이다.




복근 사관학교에서 북클럽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리더를 뽑았다. 4명의 리더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복근 사관학교가 내겐 의미 있는 곳이다. 운동을 함께하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고 바디프로필까지 찍는 경험을 하게 해 주었고 "먹튀"라는 한마디에 가슴 떨림을 안겨준 곳이다. 봉사하고 싶었다. 도움이 되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났다. 











4명의 든든한 북클럽 리더를 만났다.  오늘부터 복근 사관학교 카페에서 신청자를 받는다. 복근 사관학교에서도 북클럽은 처음 시도한다. 급하게 학원서 사진을 찍고 프로필 사진을 만들었다. 리더들이 맡은 분야는 조금씩 다르지만 워낙 내공 있는 분들이라 나도 함께 책을 읽고 싶어졌다.  어젯밤 머리 숙여 기도를 하는 내 모습을 만났다. 성경을 공부하고 말씀을 들으면서 '돌아온 탕자'가 되어가나? 싶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난다'어느 성경 구절이 떠오르는 건 회복 중이라는 신호일테다. 어떤 복사교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는 모른다. 선착순 마감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시 책을 재독 하면서 북토론을 준비한다. "먹튀"가 쏘아 올린 공이다. 



새벽이면 유기성 목사님이 설교를 듣는다. 맘에 감동과 도전을 받는다. 변화 중이다. 나는 나를 내려놓기를 기도한다. 그날 이후 "먹튀"는 잊지 못할 단어로 가슴에 박혀있다. 여고시절 재수 없던 그 친구에게 감사한다. 수십 년이 흘러 성경공부로 봉사하는 윤소희 작가님, 몸을 섬기는 엘리님, 날 위해 몰래 기도해 주시는 멘토님, 감사다. 



다시 기도를 드린다. 아이들을 섬기는 원장으로, 책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사람으로, 매일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성찰하길... 회복하는 탕자가 되길. 기도한다.





#먹튀 #복근사관학교 #LBS북살롱 #글쓰는피아노쌤 #매일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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