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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Apr 30. 2024

막걸리 끊기


복근사관학교 LBS북살롱 1기 자기 계발 분야 분야 리더를 맡으면서 한 가지 고민을 한다. 어떡하면 우리 북살롱 팀원들이랑 좀 더 재미있게 꾸준히 책을 읽을까? 방법이 없을까? 다른 여러 북클럽 활동을 할 때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이유가 있다. 북클럽 운영비 2만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에이~ 안 받고 그냥 무료로 할걸~ 후회막급이지만 할 수 없다. 4분야 다른 리더들도 있는데 나만 궁디 뺄 수 없다. 분야마다 6주 북클럽 운영에 2만 원을 받았다. 


근데 이 2만 원이 날 고민하게 하고 정성스럽게 한다. 물론 여기서 100% 인정한 멤버에겐 페이백을 한다. 매일같이 책 읽을 페이지를 알림하고 다음날 체크리스트 작성해 단톡방에 띄우고 관련 영상을 찾아 공유한다. 책고 꼼꼼히 읽고 질문지를 만들어 북토론때 나눔을 하며 대화의 주체가 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되게 한다.


2주 전이다. 우리 학원 앞에 마주한 태권도 사범이랑 복도에서 만났다. 서로 인스타 아이디를 공유한 후 다음날이다. "원장님 저도 원장님이 하는 북클럽에 들어가고 싶어요, 안될까요?" 뜻밖의 제안이다. 당연히 되지만 이미 멤버들이 구성되어 있어 우리 팀원들에게 일단 동의를 구하기로 한다. 남자의 입성, 청일점 모두 동의하고 환영한다, ㅎㅎ 당장 입장을 하고 그날부터 책을 읽기 시작한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그날의 분량만큼 인증을 한다. 


어젯밤 우린 만났다. 우리의 청일점이 25살 청년인 걸 알고는 모두 우~~우~~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아들보다 어린 총각이다. 얼마나 반갑고 이쁜지...


준비한 질문지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우린 웃고 또 웃는 시간을 보낸다.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멤버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내도록 유도한다. 진지함과 웃음이 가득한 시간은 한 권의 책이 주는 또 다른 묘미이다. 같은 시간 같은 부분의 책을 읽고 비슷하지만 다른 인사이트를 보며 역시~ 책은 독자의 해석이 중요해. 자기식으로 체화된 나눔에 격려하고 힘을 얻는다.





초상권 없다는 울 멤버들 얼굴은 공개하기로 ^^  해외여행 중 제네바 공항에서 파리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줌에 접속해 주신 열정의 오틸리아님 감사합니다. 



책 나눔 마지막에 우리가 지금 바꾸고 싶은 나쁜 습관을 고쳐보기로 했다. 남은 2주간만이라도...


매일 설거지를 미루는 습관을 바꾸기, 매일 마시는 에너지 음료를 1병으로 줄여마시기, 매일 운동, 수영 30분 하기, 만보 걷는 인증 안 빼먹기, 책 읽기 인증하기. 초등 1학년 학습지 매일 안빠지고 봐주기, 난 매일 밤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을 끊기로 했다.


우리끼리 암호로 한 줄 댓글에 잘 지켰을 때 동그라미 2개 못 지켰을 때 동그라미 한 개를 하기로 했다. 


깔깔 우린 우리의 약점(?)을 하나씩 내 놓고 또 웃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좀 하기 싫기도 한데... 막걸리 한잔 습관은 한 두어 달 된 것 같다. 어느 날인가 저녁에 우연히 마신 막걸리가 착! 하고 몸에 와닿았다. 외갓집이 양조장을 한 탓에 익숙한 막걸리는 술이 아니라 내겐 추억이고 그리움이 함께하는 음료다. 1주일에 한두 번 마시던 막걸리 처음엔 남편이랑 딱 한 잔씩 했는데 남편은 저녁 막걸리 싫다고 안 마신다. 근데 난 가끔 마셨다. 이제 이 막걸리를 끊기로 했다. 이러니 내가 알코올 중독자 같네. 아니 이러다 중독되나? 갸우뚱?





습관은 들이기 나름이다. 좋은 습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스로 생각에 아니다 싶은 건 작은 것 하나부터 고쳐보기로 한다. 책을 읽고 그냥 책 내용을 종합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에게 적용하는 부분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책을 성공적인 읽기이다. 


소그룹 활동이 주는 묘미는 모두가 가족 같음이다. 어젯밤 막걸리 안 마셨다. 동그라미 두 개다. ㅎㅎㅎ


다음번 줌이 몹시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저자제임스 클리어출판비즈니스북스발매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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