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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아노쌤 May 11. 2024

몸보다 마음이 착해야


도덕이란 과목을 보면 언제나 권선징악이다. 전설의 고향도 나쁜 놈이 험악한 얼굴이 망하거나 죽거나 실패한다. 이쁘고 착한 사람은 고난 끝에 늘 이긴다. 웃고 끝난다. 거의 해피엔딩이다. 그리고.... 마지막 멘트~ 이 이야기는 충청북도 괴산군 ㅇㅇㅇ 어느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뭐 이런 식으로 목소리 좋은 남자 성우 아저씨가 드라마를 맺는다. 


근데 말이지. 꼭 그런 건 만은 아닌 것 같아.

형편이 어렵다고 해서 피아노를 무료로 레슨 하는 친구가 있다.  학원서 정말 말 안 듣고 학원 분위기 망치는 VIP(Very Important Person)가 있다. 다 그런건 아지만... 울 학원은 꼴통을 VIP(Very Important Person)라 부른다. 레슨비를 받고 있다면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문제가 생기면 쓰리아웃이라 좀 쉬었다가 다시오라고 한다. 근데 무료 레슨 하는 아이는 그러질 못한다. 일단은 안쓰럽고 엄마가 상처받을까 봐 더 조심스럽다. 착하게 살려고 할 때 더 곤란한 일이 생기는 건 뭘까?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입다물고 있다가 덤땡이 쓰거나, 미움받기도 하고, 나만 참으면 되겠지 하는데 인내가 쓴 열매로 돌아오기도. 


울 엄마 말씀이 틀린 거다 "큰아야~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 하는기라. 착한 끝은 있는기라~ 심뽀 곱게 쓰거라" 치이~ 맘뽀 곱게 쓰니 깔보기만 하던데... 착하게 사니 무시하던데... 삐딱한 반항을 하기도 한다. 


남진 오빠야도 목소리 높여 외쳤다, 마음이 고와야 한다고... 참 오랜만에 꺼내보는 옛 노래.



마음이 고와야지



                                       - 남진



새카만 눈동자의 아가씨

겉으론 거만한 거 같아도

마음이 비단같이 고와서

정말로 나는 반했네

마음이 고와야지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한 번만 마음 주면 변치 않는

여자가 정말 여자지

사랑을 할 때는 두 눈이 먼다고 해도

아가씨 두 눈은 별같이 반짝거리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한 번만 마음 주면 변치 않는

여자가 정말 여자지



살아보니 그래도 울 엄마 말씀처럼 살아진다. 세상에서 젤 안 착하게 구는 사람인 짝꿍이랑 알콩달콩.

문장공부를 하면서 내심 뜨끔하다.



1) 원문장


말의 품격 / 이기주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누일 곳이 필요하다.

몸이 아닌 마음을 누일 곳이.

물론 그 공간은 물리적인 장소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가슴에 품고 있는 고민을 종종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른다. 고민을 해결하려는 목적보다는 마음을 쉬게 하려는 목적으로 말이다.


2) 나의 문장


맘이 편한 곳! 

내 노후의 고향인 비닐하우스가 있는 울산으로 달리고 있다. 독한 감기 약발 눈으로 왔다. 눈꺼풀이 오토매틱으로 샷터를 내린다. 남편이랑 운전 교대를 하고 나니 빙빙~ 돈다. 바로 차에서 내린다.


“당신이 쭉 하소” 맘 쉴 곳 찾아가다  몸 상하는 중이다. 맘 보다 몸 누일 곳이 간절하다. 우리 지금 자자. 당장 자자. 휴게소에서 눈 붙이고 가야 하나? 때론 맘보다 몸이 더 급하다. 


그거 아실래나? 

똥이랑 오줌이랑 어떤 게 먼저 나오는지? 


.


.


.

급한 거 먼저


.


.


.


ㅎㅎ



난 지금 몸이 더 급하다. 집 도착하자마자 문장 공부 숙제를 한다. 11시 49분이다. 12시 전에... 퍼뜩 쓴다. 

때론 마음보다 몸이 더 착하고 싶다.








                                                         © cbeloch, 출처 Unsplash






#마음보다몸  #글쓰는피아노쌤 #매일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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