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홍일점의 달달한 주말 저녁
요즘 부쩍 말이 는 첫째가 잠들기 전, 아빠 몰래(?) 나에게 속삭인다.
“엄마 사랑해. 달리기 1등으로 사랑해. 내가 최고 많이 사랑해”
참신한 아이의 표현을 따라 하다가, 서로 내가 더 많이 사랑한다고 투닥거리다가 조용하고 자라는 아빠의 질투 어린 호통에 조용-
복직하고 며칠 지나지 않았던 날의 저녁시간.
저녁을 먹이고 있는데 얼추 배가 부른 지 종알종알 딴소리하는데, 나도 오빠도 배가 고파서 조용하고 얼른 밥 먹으라고 짜증을 냈는데
“엄마~ 나 오늘 여울반(어린이집)에서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어~ 그래서 속상했는데 괜찮아졌어”
그 순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서 정적-
신랑이랑 7년 연애 후 결혼 10년 차.
둘 다 입은 다정하지 못한 편.
그런 우리 사이에서 어떻게 이런 애가 나오고 자라는 건지. 새삼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내가 너무 무뚝뚝해서 다정하고 지적인 남자가 내 이상형이었건만, 나한텐 안 주시고 아들을 그렇게 키우시네. (내가 못 보내고 질척거리면 어쩌시려고)
둘째는 첫째보다 더 눈치가 빠르고 애교가 많다.
아빠가 “이노옴-“ 만 해도 내 품에 쏙 들어와 얼굴을 파묻거나 아빠에게 다가가 베시시- 웃어버린다.
지금은 말을 못 해서 울음으로 표시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우리 신랑 표현을 빌리면 [엄마랑 떨어지면 아픈 아이]처럼 잠깐 화장실을 간다던지, 밥 먹다 물티슈 가지러 일어나기만 해도 숨 넘어갈 듯이, 마치 누가 꼬집기라도 한 듯이 울어재낀다.
오늘도 샤워한다고 화장실 문을 닫아놨더니 문 밖에 서서 어찌나 오열을 하시는지..
이젠 꽤 익숙해져서 너무 서두르지 않고 (거품은 다 헹구는 정도) 샤워를 마치고 물기도 닦지 못한 채 문을 열고 서로 눈이 마주치자 거짓말처럼 울음이 그친다.
문 열면서
‘이노무시키 나중에 엄마 죽고 나서도 이렇게까지는 안 울겠다’
했지만 고새 울어서 퉁퉁 부은 눈과 아직 남아있는 울음기로 날 쳐다보며 안아달라 손 내미는 내 아기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ㅠㅠ
이 아이는 얼마나 더 달콤한 말을 해주려나.
내 두 아들은 어디까지 사랑스러우려나.
그런 생각의 끝에
우리 신랑도 어머님껜 그런 아들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자
감동이 와장창 깨졌다.
정신 차려. 이렇게 키워봐야 어차피 며느리 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