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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의 떨림 매일의 미소지진이 전하는 이야기

지각의 숨소리

by 내셔널지영그래픽
고요 속의 떨림 매일의 미소지진이
전하는 이야기

미소지진, 한국 지진, 경주 포항 지진, 매일 약한 지진, 지각의 숨소리



​​1. 땅속 깊은 곳, 지각의 숨소리,


미소지진(Microearthquake)
​우리가 평온하게 잠든 새벽이나, 일상에 몰두하는 낮 시간에도 땅속 깊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바로 미소지진(Microearthquake)입니다.


미소지진은 보통 규모 2.0 미만의 매우 작은 지진을 일컫는 말로, 진앙에서 약 8km 이상 떨어지면 사람이 거의 느끼기 어렵고, 주로 정밀한 지진계에 의해서만 감지됩니다.

이 작은 떨림들은 마치 거대한 지구의 심장이 뛰는 소리, 또는 지각이 쉬지 않고 숨 쉬는 소리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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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기록처럼, 대한민국에서는 매일같이 이처럼 약한 미소지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지각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자연스러운 증거이기도 합니다.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70여 회 발생하지만, 미소지진까지 포함하면 그 횟수는 훨씬 많아집니다.

이 작은 떨림들은 언젠가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지진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2. 고향의 땅, 과거의 울림: 각 지역의 기억

​사진에 기록된 지역들은 저마다의 지진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북 지역의 울림은 잊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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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시 남구 해역: 오늘 발생한 규모 1.8의 미소지진은 2017년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겼던 규모 5.4의 포항 지진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것으로 알려진 그 지진은, 평온했던 도시를 한순간에 뒤흔들며 우리에게 지진의 무서움을 각인시켰습니다.

작은 떨림 하나에도 포항 시민들은 아직 그날의 기억을 섬광처럼 스쳐 지나갈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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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시 남남동쪽/남서쪽 지역: 사진에는 규모 1.0, 0.7의 미소지진이 기록되었지만, 이 지역은 2016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규모 5.8의 경주 지진을 겪었습니다.

천년 고도(古都)의 평화로운 역사를 깨뜨린 그 강진은, 한반도 지진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높였습니다. 경주의 작은 떨림은 고요한 유적들마저도 숨죽이게 만들었던 그날의 진동을 상기시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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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무주군 동쪽 지역: 상대적으로 큰 규모 1.1과 최대진도 II를 기록한 무주의 미소지진은, 2012년에 발생했던 규모 3.9 지진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던 당시의 지진은, 내륙 깊숙한 곳에서도 언제든 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주는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지각의 역동성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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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성주군 남남동쪽 지역: 오늘 규모 1.0의 미소지진이 발생한 성주 역시, 2001년 규모 3.1 지진을 겪은 기록이 있습니다.

비교적 작은 규모였음에도 건물이 흔들릴 정도였던 당시의 진동은, 성주 땅이 조용히 감추고 있는 지진의 잠재적 힘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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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시 남동쪽/동남동쪽 지역: 사진 속 규모 1.1의 떨림은 2023년 발생한 규모 3.4 지진의 여운일 수 있습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충남 지역 대부분에서 진동을 느꼈던 이 지진은, 내륙에서 발생하는 중규모 지진의 진동이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백제의 고도, 공주도 예외 없이 땅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3. 작은 떨림에 대한 우리의 자세

​매일 발생하는 이 작은 미소지진들은 어쩌면 땅이 우리에게 보내는 나지막한 속삭임이자, 조용한 경고일지도 모릅니다.

대부분 감지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미약하지만, 그 빈번함은 한반도 지각이 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이 작은 떨림들을 무시하기보다,

'고요 속의 떨림'을 통해 땅의 역사를 기억하고, 더 큰 울림에 대비하는 '마음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작은 지진 기록 하나하나가 미래의 안전을 지키는 소중한 정보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조용히 숨 쉬는 땅의 움직임에 귀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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