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3화] 2,500광년 거리에서 도착한 어느 별의 마지막 노래

by 지영그래픽
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3화] 2,500광년 거리에서 도착한 어느 별의 마지막 노래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그곳에 ‘지금’의 별이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이 눈부신 '남쪽 고리 성운(Southern Ring Nebula)'은 사실 2,500년 전의 별이 우리에게 보내온 아주 오래된 편지입니다.

이미지출처:NASA. ESA.CSA.STSc

​우리가 보는 이 화려한 가스의 물결은 별이 자신의 생애를 마감하며 내뱉은 마지막 숨결입니다. 2,500광년이라는 아득한 거리. 빛의 속도로 달려도 2,500년이 걸리는 그 막막한 공간을 지나, 별은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소멸의 순간을 오늘 우리 앞에 펼쳐 보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끝을 슬픔으로 정의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주의 섭리는 ‘끝’을 결코 텅 빈 무(無)로 두지 않습니다.

이이미지는 NASA의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남쪽고리 성운의 근적외선(왼쪽)과 중적외선(오른쪽) 이미지를 나란히 비교한 것입니다. 이성운은 백색왜성,즉우리 태양과같은 별이에너지를 방출

사진 속 중심에서 빛나는 별은 죽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평생 품어왔던 가스와 먼지들을 우주로 돌려보냅니다.


이 먼지들은 훗날 다시 뭉쳐 새로운 별이 되고, 행성이 되며, 어쩌면 우리와 같은 생명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별이 진다는 것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어 다음 우주를 잉태하는 숭고한 나눔"이라는 자연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먼지에 가려져 있던 두 번째 별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이는 마치 우리 삶의 진실과도 닮아 있습니다.

가장 눈부신 섬광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누군가의 묵묵한 헌신이나,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본질적인 아름다움은 오직 깊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만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이이미지는 NASA의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남쪽고리 성운의 근적외선

​성운의 배경에 점처럼 박힌 무수히 많은 색깔들은 별이 아니라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수많은 '은하'라고 합니다.

이 광활한 우주의 질서 속에서 우리라는 존재는 한없이 작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이이미지는 NASA의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남쪽고리 성운의 중적외선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거대한 우주의 드라마를 관찰하고 그 안에서 감동을 느끼는 우리의 마음만큼은 그 어떤 은하보다 깊고 경이롭습니다.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Star-dust)로 만들어졌습니다."


​소멸은 사라짐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는 성숙입니다.


오늘 이 이미지가 우리에게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우리의 삶 또한 우주의 정교한 흐름 속에 놓여 있는 소중한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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