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7화] 창조의 기둥

by 지영그래픽
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7화] 창조의 기둥



NASA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의 '창조의 기둥' 사진은 단순히 우주의 광활함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존재의 근원과 삶의 순환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침묵하는 먼지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약속


​지구로부터 약 6,500광년에서 7,000광년이라는 아득한 거리. 우리가 오늘 본 이 빛은 사실 인류의 문명이 태동하기도 전인 7천 년 전의 과거가 보내온 편지입니다.


제임스 웹의 중적외선 카메라(MIRI)에 포착된 이 서늘하고도 신비로운 푸른빛의 기둥들은 '창조의 기둥'이라는 그 이름처럼, 우주라는 거대한 자궁이 어떻게 생명을 잉태하는지 보여줍니다.

출처이미지: NASA, ESA, CSA, STScI, Webb ERO 제작팀

​이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천 개의 별이 자취를 감춘 듯한 고요함입니다.

하지만 과학은 말합니다.

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별들을 만들어낼 '먼지와 가스'가 너무나 빽빽하게 그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요.


​우리 삶도 때로는 반짝이는 성취가 보이지 않고 암담한 어둠 속에 갇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둠은 비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나를 빚어내기 위한 '가능성의 재료'들이 가장 밀도 있게 모여 있는 시기일 뿐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우주는 쉬지 않고 당신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철학자 칼 세이건은,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Star stuff)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거대한 기둥 속에서 차갑게 식은 먼지들은 언젠가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하고,

그 마찰로 뜨겁게 달궈지며 새로운 별이 됩니다.


​창조주의 섭리를 종교적 틀 밖에서 해석한다면, 그것은 바로 '끊임없는 순환의 법칙'일 것입니다. 수억 년 전 소멸한 어느 별의 잔해가 이 기둥이 되었고, 이 기둥의 먼지가 다시 태양과 지구가 되었으며, 결국 당신을 구성하는 원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주와 분리된 구경꾼이 아니라, 이 장엄한 창조의 드라마 속에 함께 흐르는 주인공들입니다.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중적외선으로 관측한 '창조의 기둥'

​사진 속 붉게 빛나는 기둥 끝의 별들은 이제 막 '먼지의 외투'를 벗기 시작한 어린 별들입니다. 반대로 푸른빛을 띠는 별들은 이미 성숙하여 자신을 감싸던 가스를 털어내고 오롯이 홀로 서기 시작한 별들이죠.


​이 모습은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습니다.

누구나 처음에는 어두운 혼돈 속에서 비틀거리며 태어나지만, 시간이라는 여과기를 거치며 자신만의 빛을 찾아갑니다.

가장 차갑고 어두운 회색빛 먼지 층이 사실은 가장 활발한 생명이 꿈틀대는 요람이라는 사실은, 지금 고난을 겪는 우리에게 '희망'이라는 이름의 과학적 증거가 되어줍니다.

​7,000년의 시간을 건너온 이 풍경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당신이 지금 마주한 어둠은 당신을 삼키려는 블랙홀이 아니라, 당신이라는 눈부신 별을 만들기 위해 우주가 정성껏 모아둔 '창조의 재료'라고 말이죠.


​우주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당신을 소중히 빚어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70억 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된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웨브 우주망원경의 중적외선 관측 장비(MIRI)로 촬영한 창조의 기둥 이미지입니다. 나침반 화살표, 크기 표시 막대, 색상표가 함께 표시되어 있어 참고하기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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