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8화] 460광년 너머에서 온 초대장

by 지영그래픽
우주의 시간 여행자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이야기

[제8화] 460광년 너머에서 온 초대장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L1527 암흑 구름 속의 원시별 사진은 단순한 천체 사진을 넘어, 우리 존재의 근원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대한 서사시입니다.
460광년 너머에서 온 초대장, 어둠 속에서 타오르는 ‘시작’의 눈물


​약 460광년이라는 아득한 거리. 빛의 속도로 달려도 460년이 걸리는 그곳에서, 우주는 지금 막 한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첫울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이 모래시계 모양의 성운은, 사실 새로운 별이 태어나는 고귀한 산실(産室)입니다.

NASA, ESA, CSA, STScI; 이미지 처리: Joseph DePasquale(STScI), Alyssa Pagan(STScI), Anton Koekemoer(STScI)

​사진의 중심, 모래시계의 잘록한 허리 부분은 짙은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암흑 속에는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빨아들이며 스스로를 태울 준비를 하는 '원시별'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어둠을 공포나 끝으로 여기지만, 우주의 섭리는 어둠을 가장 비옥한 토양으로 사용합니다.


​무언가 위대한 것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요하고 깊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우주가 우리에게 건네는 첫 번째 위로입니다.

​중심부의 별이 에너지를 내뿜으며 주변의 물질을 밀어낼 때, 비로소 오렌지색과 푸른색의 아름다운 구름 기둥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를 과학자들은 '공동(Cavity)'이라 부릅니다.


즉, 별이 자신을 가로막던 것들을 '밀어내고 비워냈기에' 비로소 이토록 아름다운 형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이미지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NIRCam 장비를 사용하여 촬영한 여러 장의 이미지를 합성한 것입니다. 다양한 적외선 파장 범위를 샘플링하기 위해 여러 필터가 사용되었습니다

​우리 삶 또한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때로는 우리를 둘러싼 시련과 충돌이 나를 깎아내고 비워내지만, 역설적으로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나만의 독특하고 찬란한 빛깔을 세상에 드러내게 됩니다.

​이 장엄한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종교를 초월해 이 거대한 질서를 움직이는 어떤 '보이지 않는 손' 혹은 '우주의 섭리'를 느끼게 됩니다.

억지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자연(自然)의 단어 뜻 그대로 '스스로 그러한' 흐름 속에 이토록 완벽한 예술작품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460년 전 이 별이 내뿜은 빛이 오늘날 우리에게 닿아 감동을 주듯, 지금 당신이 겪고 있는 고군분투 역시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빛의 서사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주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작은 존재가 얼마나 거대한 신비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이 사진 속 모래시계는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모든 존재는 아름답게 빚어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 저 멀리 460광년 밖의 온기가 당신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랍니다.

L1527 및 프로토스타(NIRCam 나침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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