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암흑 속에 핀 두 개의 꽃

(1부)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1화] 텅 빈 암흑 속에 핀 두 개의 꽃

(1부)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텅 빈 캔버스 위에 검은 먹물을 쏟아부은 듯한 우주의 한가운데,

아무도 이름 붙이지 않은 고요한 좌표가 있었습니다.


그곳엔 빛나는 씨앗 두 알이 심겨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별’이라 불렀고, 두 별은

서로를 ‘전부’라 불렀습니다.


​우주는 차갑고 비정하기로 이름난 곳이었지만,

두 별이 함께 춤추는 궤도 안만큼은 예외였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중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을 맞잡고 억겁의 시간을 돌았습니다.


​“우리는 왜 이곳에 태어났을까?”


한 별이 반짝이며 물으면,

다른 별은 조금 더 밝은 빛을 내며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이 넓은 어둠 속에서 너라는 빛을 찾아내기 위해서일 거야.”


​그들의 일상은 단순하지만 찬란했습니다.



태양보다 뜨거운 웃음소리가 은하풍을 타고 흘렀고,

서로의 어깨 위로 쏟아지는 빛줄기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이불이 되어주었습니다.


수억 년이라는 시간은 그들에게

그저 사랑하기에 충분히 넉넉한 오후와 같았습니다.


​그때의 우주는 지금처럼 비정하게 넓지 않았습니다.

두 별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며,

이 고요한 평화가 우주의 영원한 문법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들은 몰랐습니다.


자신들이 품은 그 뜨거운 열망이 훗날 어떤 원소가 되어 우주를 채우게 될지,

그리고 지금 나누는 이 평범한 대화가 60억 년

뒤 누군가의 심장 박동 속에 숨어들게 될지를 말입니다.


​그렇게 우주에서 가장 고독한 공간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두 개의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매일 아침 서로를 비추는 당연한 기적이 내일도 계속될 수 있을까요"?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