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빛으로 아침을 여는 법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2화] 서로의 빛으로 아침을 여는 법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우주에는 위아래도, 동쪽과 서쪽도 없습니다. 당연히 해가 뜨고 지는 아침과 밤도 존재하지 않지요.


하지만 두 별에게는 그들만의 분명한 ‘아침’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이 조금 더 환하게 빛을 내뿜으며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었습니다.


​“잘 자고 일어났니, 나의 작은 조각아?”


​한 별이 스스로의 몸을 가볍게 떨며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흘리면, 곁에 있던 별은 기다렸다는 듯 황금빛 가루를 뿌리며 응답했습니다. 그 빛들이 서로의 몸에 닿아 부서질 때, 비로소 고요했던

암흑 속에는 반짝이는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빛을 거울삼아 자신의 얼굴을 가다듬었습니다. 오늘은 얼마나 뜨겁게 타오르는지, 혹시 마음의 흑점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살뜰히 살폈습니다.


은하수가 가져다주는 차가운 성간 가스로

세수를 하고, 혜성들이 흘리고 간 꼬리 먼지들을 모아 예쁜 장신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 일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궤도를 따라 나란히 걸으며 어제 나누었던 이야기를 다시 나누고, 서로의 중력이 당기는

힘에 가만히 몸을 맡기는 것뿐이었습니다.


​“우리가 내는 이 빛은 어디까지 흘러갈까?”


“글쎄, 아마 우주의 끝자락 어딘가에 닿아 누군가의 길을 비추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자신들의 빛이 억겁의 세월을 지나 먼

훗날, 어느 작은 행성에 사는 아이의 창가에

머물게 될 것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 아이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지을

미소가, 사실은 지금 자신들이 나누는 다정한 대화의 잔상이라는 것도 말이지요.


​두 별은 서로를 비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부셨기에, 다가올 어둠 같은 건 조금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빛으로 아침을 여는 존재에게, 우주는 더 이상 텅 빈 공간이 아니라 온기로 가득 찬 집이었으니까요.

다음 이야기....,


"은하수의 노래가 멈추지 않기를 바랐던, 그 고요한 밤의 기록이 시작됩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