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가 들려주는 자장가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3화] 은하수가 들려주는 자장가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우주에는 소리가 없다고들 합니다.

공기도 바람도 없는 그 진공의 바다에서 무엇이 들리겠느냐고 묻지요.


하지만 두 별은 알고 있었습니다.

우주가 가장 깊은 잠에 빠지는 시간이 오면, 은하수가 아주 낮은 저음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는 것을요.


​그것은 수천억 개의 별들이 한데 모여 만드는 거대한 숨소리이자, 보이지 않는 중력의 파동이 빚어내는 세상에서 가장 긴 자장가였습니다.


​“이제 그만 빛을 낮추고 쉬어야 할 시간이야.”


​한 별이 먼저 자신의 빛을 은은한 보랏빛으로 물들이며 속삭이면, 다른 별도 맞잡은 중력의

끈을 살포시 당기며 대답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품 안으로 조금 더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주변을 지나던 작은

유성우들이 두 별의 주위에서 반짝이며 내려앉았습니다. 마치 잠든 머리맡을 지켜주는 작은 등불처럼 말이지요.

​“무슨 꿈을 꾸고 싶어?”


“잠시 뒤에 우리가 서로를 닮은 원자가 되어, 아주 먼 곳에서 다시 만나는 꿈.”


​별들은 잠들 때조차 서로를 잊지 않았습니다. 은하수가 들려주는 자장가는 두 별의 주위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우주의 차가운 냉기를 막아주는 포근한 요람이 되어주었습니다.


그 노래 안에서 두 별은 비로소 완전한 평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가끔 삶이 너무 소란스러울 때, 밤하늘을 보며 위안을 얻곤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아주 오래전, 저 별들이 잠들 때 들었던 은하수의 자장가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속에 깃든 별의 파편들이, 그 고요하고 따스했던 선율을 기억해 내며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이지요.


​오늘 밤, 당신의 창가로 스며드는 달빛 뒤편에는 60억 년 전 두 별이 나누었던 평화로운 숨결이 숨어 있습니다.


​“부디 평온한 밤이 되길. 우리가 다시 빛으로 깨어날 그날까지.”


​은하수의 노래는 그렇게 밤새도록 두 별의 꿈 위를 흘러 다녔습니다.

오늘 밤, 은하수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다음 이야기....,


"반복되는 일상의 궤도 속에 숨겨진 가장 평범하고도 위대한 행복에 대하여."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