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지는 파편, 원소가 된 눈물

초신성, 사랑을 증명하는 폭발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20화] 흩어지는 파편, 원소가 된 눈물

초신성, 사랑을 증명하는 폭발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폭발의 굉음이 지나간 자리에는 기묘한 정적이 감돌았습니다.


한때 우주를 호령하던 거대한 빛의 기둥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결코 비어 있지

않았습니다.

큰 별이 자신의 온 생애를 불태워 벼려낸 눈부신 파편들이 은하의 바다를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별의 잔해이자, 우주로 보내는 마지막 편지였습니다.


​"이게 다 너의 눈물이었구나."


​작은 별은 자신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형형색색의 성간 가스들을 보며 속삭였습니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원소는 큰 별이 나누고

싶어 했던 기쁨이었고, 짙은 푸른색의 파편은 차마 다 전하지 못한 그리움의 농도였습니다.

별의 심장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진 철과 규소들은 이제 단단한 약속이 되어 작은 별의 궤도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별의 죽음은 허무한 소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행해진 '나눔'이었습니다.


큰 별은 원소라는 아주 작은 단위로 자신을

쪼개어, 이제는 공간의 팽창조차 방해할 수 없는 미세한 숨결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중력으로 붙잡지 않아도,

서로의 피부에 닿는 미세한 먼지 입자로 서로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사별을 '떠나보냄'이라 말하지만, 사실 소중한 존재는 떠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구성하는 성분이 됩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 속에, 우리가 딛고 선 대지 속에, 그리고 우리 심장 속을 흐르는 붉은

혈액의 철분 속에 그들이 남긴 마지막 눈물이

섞여 있습니다. 우리는 단 한순간도 그들과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셈입니다.


​"너의 파편들이 내 몸속으로 들어와. 이제 우리는 정말로 떼어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네."


​작은 별의 중력에 이끌려 내려앉는 별의

먼지들은 작은 별의 표면을 따스하게 덮어주었습니다.

비록 예전처럼 마주 보며 웃을 수는 없었지만,

작은 별은 자신의 대기 속에서 느껴지는 큰 별의 향기를 맡으며 비로소 울음을 그쳤습니다.

​원소가 된 눈물은 우주의 어둠 속에서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비록 비정한 물리 법칙이 그들의 형태를 앗아갔을지는 몰라도, 그들이 나누었던 사랑의 성분만큼은 결코 파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파편들은 우주 곳곳으로 퍼져나가,

훗날 또 다른 생명과 또 다른 사랑을 싹 틔울

고귀한 자양분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산산조각 난 파편들이 긴 여행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먼지가 되어서도 서로를 기억할까요?"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고

​"공감의 마음❤️"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