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지진이 전하는 땅의 이야기

한반도 지진

by 내셔널지영그래픽
미소지진이 전하는 땅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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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든 사이, 혹은 분주한 일상 속에서 미소지진(微小地震, Microearthquake)은

소리 없는 속삭임처럼 지구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진 속 기록들이 말해주듯, 규모 1.0에서 1.9 사이의 이 작은 흔들림 들은 특별한 지진계가 아니면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하지만, 사실상 우리나라 땅은 매일 약한 미소지진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지각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미소지진은 통상적으로 규모 2.0 미만의 지진을 일컫습니다.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지 못하거나 (진도 I)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건물 높은 층에 있는 소수만 느낄 수 있는 (진도 II) 정도의 미세한 떨림입니다. 이 작은 진동은 거대한 지진이 발생하기 전후의 현상이거나, 단층면이 조금씩 미끄러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미소지진의 연속적인 발생은 그 지역의 지진 활동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사진에서 유독 눈에 띄는 전북 임실군 남쪽 지역은 쉴 새 없이 크고 작은 미소지진이 발생한 지역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최근에도 이 지역에서 짧은 시간 동안 연쇄적인 지진 발생이 보고될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비록 강진의 전조 현상일지 아닐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땅속 에너지가 해소되는 순간들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사진 속 지명들은 저마다 다른 지진의 역사를 품고 있습니다.

​전북 임실군: 이번 기록처럼 최근 활발한 미소지진 활동이 관측되고 있으며, 과거 기록에서도 이웃 지역과의 연관성 속에서 진동이 감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 2016년 규모 5.8의 지진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을 겪으며 한반도의 지진 안전지대 신화를 깨뜨린 곳입니다. 심지어 8세기 신라 시대에도 대규모 지진 기록이 남아있을 만큼, 지각 변동의 역사가 깊은 땅입니다.

​경북 예천군: 규모 2.0대의 소규모 지진 발생 기록이 종종 관측되는 지역으로, 비교적 꾸준히 땅의 속삭임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충북 옥천군: 과거 1978년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 인근이며,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옥천습곡대에 속해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지역입니다.

​경북 상주시: 최근에도 규모 2.0대의 지진이 기록된 바 있으며, 남한에서 바다와 가장 먼 내륙 지역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땅의 미세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료출처 기상청

​우리가 보기에 이 미소지진들은 그저 무의미한 숫자의 나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떨림들은 수억 년 동안 이어져 온 지구의 숨결이며, 땅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경주가 겪었던 거대한 아픔, 그리고 지금 임실에서 벌어지는 잦은 떨림처럼, 한반도의 땅은 결코 잠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 미소한 진동을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 땅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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