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의 정석
국내 하루에 버려지는 옷의 양 = 260톤
일주일에 한 번씩 트렌디한 디자인의 신제품이 나오고,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패스트패션" 그 이면엔 외면할 수 없는 환경문제가 있습니다. 의류를 제작하는데 사용된 상당한 양의 폐수가 자연에 그대로 방출되거나, 화학적 섬유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있죠. 심지어 짧은 기간 입고 버려지는 이 옷들은 썩는 과정에서 많은 미세 플라스틱과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심각성을 인지한 패션계에도 '슬로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천천히 만들고 오래 입는 제품의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요. 이제 트렌드는 '패스트'가 아니라 '슬로우' 입니다. 슬로우패션 하면 멋없고, 지루하고, 밋밋할 것 같은 느낌이 드시나요? 더 이상 그런 이미지는 지우셔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제품을 좋은 재료 좋은 방식으로 생산하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들을 소개합니다.
에버레인
에버레인은 제조과정과 제조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죠. 합리적인 가격의 기본 아이템들을 제공하지만 노동자의 근무환경이나 환경보호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방문해 옷마다 적힌 원산지 표시 문구를 클릭해보세요. 제조공장의 위치, 직원의 이력, 근무 환경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어요. 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 에너지원에 전념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80%까지 감소시켰다고 해요. 또 베트남에 위치한 데님 공장에선 사용한 모든 물의 98%를 재활용하고, 처리되어 나온 물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고 합니다.
cos
타임리스와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cos. h&m 그룹이 설립한 프리미엄 브랜드죠. 코스는 2030년까지 전 제품을 recycled(재생 가능한 원단), repurposed(자투리 원단 활용) 같은 지속 가능한 소재로 100%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지속 가능한 소재란?
일반적으로 지속 가능한 섬유가 50% 이상 포함될 경우 지속 가능한 소재로 간주되며, 리사이클 캐시미어나 울, 면 소재는 20% 이상 포함될 경우 지속 가능한 소재로 간주됩니다.
코스 디자인의 공통적 특징은 절제인데요 딱 떨어지는 라인에 약간의 디테일(원단, 봉재, 단추) 등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죠. 또 건축물의 요소들(형태, 선, 각도)을 해체해 옷과 매장 공간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cos 온라인숍에 가시면 'cos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어요.
3.프라이탁
버려진 소재의 창의적 탄생, 프라이탁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가진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up-cycling(새활용)' 브랜드입니다. 트럭 방수 천을 이용해 형태를 잡고, 가방 모서리는 폐 자전거의 고무튜브, 어깨 끈은 안전벨트로 대체하죠. 버려진 소재를 씻는 과정에서 세제는 사용하지 않고 빗물을 사용합니다. 버려진 소재의 재활용이기 때문에, 똑같은 디자인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자연도 지키고,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가질 수 있는 재미있는 브랜드죠.
올버즈
미국 타임 매거진이 '세계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 극찬한 브랜드죠. 메리노울, 11만 원짜리 운동화로 실리콘 밸리를 흔들어놓았습니다. 버락 오바마, 구글 창업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등 유명 인사들이 즐겨신기로 유명합니다. 올버즈는 자연 재료들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알기에, 메리노 울, 유칼립투스 나무와 같은 윤리적으로 조달한 자연재료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합니다. 사람 수 보다 양의 수가 6배나 많은 뉴질랜드에선 양이 제공해 주는 울로 신발을 만들면, 기존 합성 소재로 만든 신발보다 60%나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죠.
슬로우포크
80년대 스포츠 웨어를 기반으로 전개하는 캐주얼 브랜드죠. 앞서 설명한 브랜드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SPA 브랜드와는 정 반대의 길을 가는 국내 브랜드라 소개합니다. 느림뱅이라는 뜻을 가진 슬로우포크는 낡고 잊혀가는 디자인들을 현대적으로 변형하여 재탄생시킵니다. 기본에 충실한 봉제, 중량감 있는 원단, 좋은 부자재를 사용하여 여러 해 입어도 변함없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제작하는 걸 추구한다고 해요.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는 브랜드 5가지를 알아봤습니다. 이 브랜드들 외에도 자연을 생각하는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죠. 지속 가능한 패션이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슬로우패션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기업들은 사라지고 진심으로 환경을 지키고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