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남겨두기로 했다

비 오는 날, 사진을 꺼내다

by uswoong

“온 세상이 너를 닮은 꽃빛으로 반짝일 때”라는 댓글을 보았다.

고등학교 모의고사에 나왔던 문장이라고 한다.


비가 오던 날이었고, 좋은 구절을 하나 발견한 김에 짧은 글을 남긴다.


최근에 사진을 정리한 적이 있다.
휴대폰 속 사진 말고, 손에 쥘 수 있는 그런 사진들이다.
늘 사진을 찍고 나면 지갑에 대충 넣어두고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문장을 읽고 나니, 문득 사진들이 보고 싶어졌다.


생각보다 사진이 많았다.
많이 아끼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
그 얼굴들을 하나하나 꺼내 책장 앞, 눈에 바로 보이는 곳에 놓아두었다.


사진을 펼쳐놓고 보니 알 것 같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참 많은 사람들과 이어져 살아왔다는 걸.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을 그동안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휴대폰 앨범의 사진도 쉽게 지워왔다.
하지만 이제야, 사진이 남긴다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사랑이 하나의 개념이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