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되지 않게 해 주세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도 내가 사 먹는 많은 제품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에 둘러 싸여 있다. 오늘 아이의 소풍 준비로 사 온 과자, 떡, 베이컨, 김밥 재료 모두에서 나온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꽤 많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은 132.7kg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플라스틱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기준 연간 790만 톤으로, 5년간 30%가 증가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62%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이 우리 일상을 넘어 북극, 남극에까지 흘러들어 아기 북극곰들이 플라스틱을 뜯어먹고 있으며, 바다거북이와 고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삼키고 죽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는 ‘플라스틱 퇴출’을 외치고 있다. (카카오 같이 가치 : 플라스틱 바다의 피해자 다음은 우리입니다 / 기사 본문 중에서)
나는 보통 김밥을 열다섯 줄 싼다. 아침에 그렇게 싸 놓으면 저녁까지 해결이 된다. 오늘도 열다섯 줄의 재료를 준비했지만 아들이 집에 없기에 열 줄만 쌌다. 아들은 어제 학교에서 2박 3일로 수련회에 갔다. 보통 아침 일곱 시에 나가서 밤 아홉 시, 열시나 돼야 들어와 집에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되는 아들이다. 그런데도 이틀 동안 집에 안 들어온다 생각하니 집이 휑한 느낌이 들었다. 고작 이틀일 뿐인데도...
며칠 전 참사 이후 내장산에 단풍 구경 간 이야기를 쓰고도 미안했고, 아이가 소풍 가서 김밥 싼 이야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미안하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은 미래의 아이들이 환경오염으로 고통받게 될 때도 그저 미안하다 말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 눈앞에 아침에 사다 마신 커피가 담겼던 플라스틱 컵과 빨대가 놓여있다.
써니, 저건 일회용 아닌 거니?
난...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