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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람 Dec 16. 2022

선물 주문이 완료되었습니다


아홉 살 막내딸이 말했다.

- 엄마, 우리 반 다빈이는 산타할아버지가 진짜로 있는 줄 아는 거 있지? 선물은 엄마 아빠가 사 오는 건데 아직도 그걸 모르다니...

헉-! 너 벌써 알고 있었냐?

난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아니야. 그 친구가 제대로 알고 있네. 산타할아버지가 보내는 거 맞아.

-거짓말~

-아니야.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엄마가 우리 아이가 착한 일을 얼마큼 했다고 산타할아버지한테 적어서 보내거든. 그러면 산타할아버지가 보시고 이만하면 선물 받을만하다 싶은 아이에게만 선물을 보내. 아이들이 너무 많으니까 직접 못 오고 택배 아저씨한테 부탁을 하는 거고. 진짜야~ 너 착한 일 하는 거 엄마가 다 적고 있어 지금!


다음날부터 막내딸이 달라졌다.

-엄마, 저번에 내가 심부름 쿠폰 준거 있지? 그거 빨리 써줘. 나 뭐 심부름시킬 거 없어?

-엄마, 나 엄마가 텔레비전 끄라는 시간에 딱 껐어. 착하지?

-엄마, 내가 식탁 싹 정리했어. 착하지?

-엄마, 나 숙제 미리 다해놨어. 착하지?


'역시 아직은 순수한 아이였어. 엄마 말을 믿는구나!'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야~지윤이 착한 일 많이 해서 이제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보내달라고 해도 되겠다.


다음 날 슬며시 카톡 알림이 울린다. 막내딸이다.

-엄마, 나 크리스마스 선물 이걸로 주문해줘. 색깔은 꼭 연보라여야 해~

딸이 주문해 달라고 한 크리스마스 선물

-어, 산타할아버지한테 얘기할게.

-뻥 치지 마. 쿠*에 주문할 거잖아 ㅋㅋ


헉-! 엄마가 너한테 속고 있는 거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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