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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람 Nov 24. 2023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원고료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여름에 잠깐 브런치에 글쓰기를 중단하면서 다른 글쓰기 플랫폼을 돌아봤다. 밀리로드, 투비컨티뉴드, 창작의 날씨, 헤드라잇,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고 장단점을 살펴봤다. 브런치에 비해 단점이 더 많다고 판단한 모든 플랫폼에 글을 쓰지 않기로 했고, 브런치와 오마이뉴스에만 글을 쓰기로 했다.


오마이뉴스는 글쓰기 플랫폼은 아니지만 시민기자로 가입하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오마이뉴스에 '사는 이야기' 부문은 평범한 일상이야기가 기사가 되기 때문에 내가 쓰는 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는 것에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정식 기사로 채택되면 원고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고료는 2천 원에서 6만 원까지 지면 기여도에 따라 달라진다. 글을 작성해서 송고해 두면 편집부에서 검토를 한 뒤, 기사 책정 여부와 어느 지면에 배치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이때 정식 기사로 인정받지 못한 글은 '생나무글'로 분류되고, 지면에는 보이지 않는다.


둘째는, 편집기자가 글을 수정해 준다는 것이다. 평범한 제목을 기사에 알맞게 고치고, 본문 중에 매끄럽지 못한 문장을 수정해 준다. 타 글쓰기 플랫폼에는 없는 장점이다. 이걸 통해 배우게 되는 게 많다. 


8월부터 한 달에 한편씩, 총 4편의 글이 기사로 채택됐다.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글은 기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어야 한다. 브런치에 글을 쓰다가 이거 기사로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 때, 그 글을 그대로 복사해서 오마이뉴스에 송고했다. 그대로 복사해서 보내지만 제목이 달라지고, 가독성을 위해 문단을 짧게 나누는 등 조금은 다른 글이 된다.


8월에 처음 보낸 글은 집에서 아이들한테 마라탕을 끓여준다는 이야기였다. 이 글은 기사로 채택되지 못하고 생나무글 판정을 받았다. 왜 기사가 되지 못했을까? 내 글을 다시 읽어봤다. 내 글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정보가 될만한 포인트가 없었던 것 같다.


이를 갈고 글을 하나 새로 썼다. 내가 그동안 뮤지컬 공연을 보고 썼던 글들을 모아 한편으로 만들었다. 그 글은 버금기사로 채택돼 15,000원의 원고료를 받았다. 남편이 후원금 3,000원을 보냈는데 나한테는 2,400원이 들어왔다. 오마이뉴스에도 브런치처럼 독자가 후원금을 보낼 수 있는 제도가 있다.


9월에는 60만 원이나 되는 아이의 수학여행비가 부담된다는 글을 보냈다. 이 글은 잉걸 기사로 채택돼 2,000원의 원고료가 들어왔다. 정식 기사를 '잉걸'이라고 하는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라는 뜻이다.


10월에는 덕수궁 야경투어를 다녀온 글을 보냈더니 편집기자로부터 쪽지가 왔다. 내가 보낸 글은 야경 투어 전에 맛집을 갔다 온 얘기가 포함돼 있었는데, 그 부분을 빼고 야경투어 중심으로 수정해서 보내면 기사로 검토해 보겠다는 내용이었다. 맛집 이야기는 블로그와 달리, 기사에서 불필요한 정보인 것 같다고 했다. 바로 글을 수정해서 보냈고, 잉걸 기사로 채택됐다. 이렇게 또 배웠다.


11월에는 시댁에 김장을 하러 가는데 아이 학원을 보내는 게 맞는지 고민했다는 글을 보냈다. 기사로 채택되려나 보고 있는데 글의 제목이 수정된 게 보였다. 잠시 후 한 번 더 수정된 게 보였다. 그때부터 기대감에 부풀었다. 두 번이나 수정을 했다는 건, 이 글을 좋은 자리에 배치하려나 보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늦도록 기사는 배치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내 글이 오름기사로 Top에 배치됐다. 오마이뉴스를 열면 내 기사가 떡 하니 보였다.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고 조회수도 높지 않았지만, 하루 종일 설렜다.


원고료는 5만 원 이상이면 청구할 수 있으니 이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됐다. 계획 없이 찾으면 나도 모르게 사라져 버릴 돈이라 찾지 못하겠다. 뭘 할지 정해놓고 찾아야 한다. 원고료 숫자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니 그냥 놔둘까 싶기도 하다. 


며칠째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 돈으로 뭘 하지? 돈 벌려고 글 쓰는 거 아니지만, 돈을 주니 좋긴 좋다.




*오마이뉴스 편집 기자의 손을 거쳐 기사화된 글.

https://omn.kr/26gqt


*브런치에 올린 글 (이 글을 복사해서 오마이뉴스에 보냈다)

https://brunch.co.kr/@c1ac4f95da42467/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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