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발자 모드 속 일흔두 번째 이야기
뉴스에서 명품 가격 인상을 보도하면서, 이천만 원에 달하는 샤넬 시그니처 백과 까르띠에 매장에서 오픈런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줬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매년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비쌀수록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샤넬 백은 프랑스보다는 십만 원, 미국보다는 백만 원이 더 비싸다. 나는 신입사원 이후로 명품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 노심초사 들고 다니면서 흠이 날까 신경 쓰는 명품보다는 양손이 자유로운 백팩이 출퇴근 가방으로 편했다.
그럼에도 회사에서 조그만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동료를 보게 되면 한 번쯤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참견과 내적 갈등도 동반된다. 얼마 들어가지도 못해서 제구실을 못하는 작은 가방을 왜 들고 다니는지, 혹은 장바구니처럼 큰 크기의 가방을 굳이 큰돈으로 사들일 필요가 있냐며 속으로 투덜 됐다. 그러다가도 나도 저 정도는 살 수 있는데, 회사에서 위치도 있고 하나쯤 사둘까 고민했다. 명품 백을 들고 다니는 동료는 김애란 작가의 〈홈 파티〉에서 이연이 만난 성민의 모임 사람들, 동료를 바라보는 나에게서는 〈좋은 이웃〉의 주희의 모습이 보여 소설을 읽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