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로 아카이브 002 - the church of light
디자인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안도 타다오라는 이름은 워낙 자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건축물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작품이 아마 빛의 교회일 것입니다. 동양 건축이 으레 그렇듯이 안도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심에 둔 건축을 설계합니다. 그의 디자인언어 빛, 물, 바람, 소리 중 ‘빛’에 초점을 두어 기획한 작품이 바로 빛의 교회입니다.
빛의 교회의 핵심이란 예배당 내부 정면에 뚫린 십자가 형태의 개구부를 통해서 들어오는 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어둡게 설계된 예배당 내부가 십자가 모양의 빛에만 의지한다는 점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신도들의 신앙과 일맥상통한 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건물 밖에서 흘러오는 빛을 매개로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법에 있어서, 안도는 르 코르뷔지에의 ‘롱샹 성당’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가 즐겨 사용하는 노출 콘크리트라는 소재도 일정 부분 르 코르뷔지에의 기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안도 타다오는 십자가 모양의 개구부를 어떠한 유리막 없이 설계하길 원했으나, 비바람과 눈보라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유리를 끼웠다고 합니다. 그의 다큐멘터리 <안도 타다오>에서 그는 여전히 이 부분을 아쉬워하고 있는 듯한 감정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