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호 림 Sep 17. 2022

펀딩은 거미줄처럼 뻗어나가지

나의 펀딩이야기 #3

저도 커피 취향이 있습니다

매일  년째, 같은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마 죽을 때까지 저는 커피를 찾을  같습니다. 오전에  , 오후에  , 저녁에  .


고민은 출근을 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쥐꼬리만 한 월급에 하루 세 잔의 커피는 꽤나 부담스럽더군요. 몇 년째, 수많은 잔을 비워온 탓에 혀끝은 취향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꽃 향은 낫 마이 타입이고요, 캐러멜 같은 묵직한 커피를 좋아합니다.


회사 근처에 제가 딱 좋아하는 맛과 향을 파는 커피가게가 있었습니다. 한 잔에 오천 원이였죠. 대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고 저 멀리 걸어가야 살 수 있는 단돈 천 원의 누룽지 맛 커피는 절대 싫었습니다.


한잔에 오천원이던 최애 커피. 한 우물만 판다!


세제가 필요해서 쿠팡에 검색해 주문하는 것처럼  커피를 갖게 되진 않았습니다. 맛있고 저렴한 커피, 회사에 두고도 쉽게 마실  있는 커피에 대한 갈증이 있던 찰나 우연히 홍차브루커피가 눈에 들어왔을 뿐입니다. 앵콜 펀딩이었으니 어쩌면 이전에도 봤는데 유튜브 광고처럼 그냥 skip 했을지도 모릅니다. ​



좋아하는  더하기 좋아하는 

저는 홍차도 좋아합니다. 특히 마리아쥬 프레르의 웨딩 임페리얼을 좋아하지요. 물건을 보며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홍차브루 커피라는 제목의 머리말을 보고 운명이구나 느꼈습니다. 스토리를 주르륵 내리다 갑자기 튀어나온 마리아쥬 프레르 틴케이스를 보고는 확신이 들었고요.  커피는 2020 제가 처음 펀딩을 했을 때도 누적 펀딩액  9천만 원이었던, 아직도 꾸준히 펀딩 프로젝트가 오픈되고,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지미앤잭의 홍차브루커피입니다.


알다마다요 / 출처 : 와디즈



커피는 나의 생필품

7  펀딩을 시작으로 같은  9, 12  차례  펀딩, 자사몰에서도  여러  홍차브루 커피를 찾았습니다. 프로젝트 요약에는 “누군가의 생필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커피라는 문장이 적혀있는데요,  누군가가 제가 되어 있더군요. 샴푸도   사면  달을 쓰는 , 홍차브루커피는 샴푸보다도  자주 찾게 되는 생필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드립백, 인스턴트커피  간단하고 저렴한 카페 커피 대체품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홍차브루커피를 선택한 이유는 홍차라는 특별한 , 사무실 냉장고에 두고 편히 마실  있는 패키지 그리고 아이스로, 핫으로, 맥주로, 연하게, 진하게 취향에 따라 마실  있는 버라이어티 한 쓰임에 있습니다. ​


저에게 만족스러운 소비는 거미줄을 치게 합니다. 하나에 꽂히면 덕후가 되는 성격 탓에 반복적인 구매를 즐기고요, 좋아하는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사람들도 그것을 좋아하게 하는,  하나의 팬덤을 만들기도 합니다. 파생적인 소비를 생산해 내죠.


소비 거미줄 하나 : 사무실

5명 남짓만이 사용하는 사무실 냉장고에 못 보던 검은 무언가가 일주일 내내 자리하고 있으니 가십을 즐기는 주임님이 꽤 궁금했나 봅니다. 마침 긴축재정 시기라 커피도 못 마신다 툴툴거리기에 슈퍼맨이 된 기분으로 홍차브루의 맛을 보여드렸고, 그렇게 그 커피는 그녀와 저의 공동 소유가 되었습니다.


마침 펀딩이 완료된 후, 자사몰에서 판매를 하고 있던 터라 꽤 오랫동안 주임님과 저는 돌아가면서 냉장고에 홍차브루커피를 채워 넣었습니다. 이번엔 초코 맛, 다음엔 바닐라 맛으로요.


커피 거미줄  : 나의 베프 아부지

다음 거미줄은 우리 가족 중 홍차브루커피를 가장 좋아한 아빠입니다. 두 차례 더 펀딩한 것은 아빠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펀딩은 자사몰보다 혜택이 좋기에 커피 중독자들에게는 펀딩이 훨씬 이득입니다.


우리 가족은 캠핑을 즐기는데요, 하루에 3잔은 거뜬히 마실  있는 커피 덕후 가족인지라 드립백, 인스턴트커피 등은 필수 준비물입니다. 바다로 떠난 그날은 마침 펀딩한 홍차브루커피가 도착해 텀블러에 담아 갔고, 캠핑 감성이 더해져 아빠의 최애 커피가 되었습니다.

바다를 보며 모닝 커피, 커피 맛이 안 좋을 수가 있겠어요?

특히 아빠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더치 맥주로, 무더운  냉장고   채로 음료 칸 작은 문을 간이 테이블 삼아 제조하여 벌컥벌컥 원샷을 때리던 아빠가 생각이 나네요.


커피 거미줄  : 결이 맞는 사촌 언니

홍차브루 커피 거미줄의 끝은 신기하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재미를 아는  사촌 언니입니다. 명절에 만나 이것저것 이야기하던  펀딩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중 가장 만족했던 프로젝트인 홍차브루커피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언니의 취향  중간에 촉을 꽂은 것이었네요.


제 펀딩이 많은 사람들에게 뻗어나간 것을 톺아보니 홍차브루커피의 N차 앵콜, 업그레이드 펀딩의 성공 요인은 운은 절대 아니라 확신이 듭니다. 큰 물고기가 큰 물을 만났기 때문에 멀리 헤엄칠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는 양고기가 좋다고 하셨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